분홍 나막신 문학과지성 시인선 479
송찬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는 '말씀 언' 변에 '절 사'가 붙어 있는 글자다.

말 속에 종교를 심어 놓아야 시가 되는 법인데,

2016년에 나온 시집이라는데,

나는 그의 머리말이 마뜩잖다.

 

자정 너머 달리는, 심야 막차 풍경 같은

고단한 풍경의 시들이...(시인의 말 중)

 

2016년 이른 봄이었으면,

사람들은 새카맣게 가슴이 타들어 갈 때였다.

세상은 그대로 '헬 조선' 이었고,

생지옥이었는데,

심야 막차 풍경 같은 시들을 읽자니 하품이 난다.

머 그렇다는 거다.

 

그시절이면,

시인들 사이에서 성추문 사건도 일었고 그런데,

그의 시들은 사람들 사이를 지나,

그저 사물로, 사물로 눈을 감고 간다.

 

아직은 춥고 어두운 계절이오.

오너라, 더딘 봄이여 여기는

서정의 박터

봄이 오면

이 말의 씨앗을 심어 보겠소

여긴 멀리 북방에서

늑대의 등을 타고 온 봄이

이야기꾼으로 그 고단한 몸을 처음 내린 곳(2월의 노래, 부분)

 

무슨 일제 강점기 육사도 아니고,

군사 독재정권기 신동엽도 아니고...

막연한 그의 시에 힘이 없다.

 

자연도 좋고

침잠도 좋지만,

세상이 지옥도일 때,

시를 가르친다는 그정도 되면,

사람냄새 구린내 그득한 똥짐 냄새 풍기는 시도 좀 썼으면 한다.

 

아쉽다.

분홍신이라는 안데르센의 판타지적 비극성 정도가

그의 연륜이 그리는 시라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