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다니구치 지로 지음, 박정임 옮김 / 이숲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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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기 좋은 계절.

바삭거리는 소리와 발바닥에 느껴지는 감촉이 좋고,

구수하고 약간 매캐한 낙엽 먼지 냄새가 좋고,

노란 듯 붉은 듯 오묘한 빛깔이 좋아 걷고 싶어진다.

 

몹시 바쁜 나날이지만 산책은 필요하다.

산책은 혼자 하는 것이 제격이다.

말 안 통하는 강아지 한마리라면 따라와도 좋고.

 

그래서 대사가 없고

주장이 없는 만화다.

 

산책의 밋밋함을 벗어나기 위해

산책자는 부러 흙탕물에 뛰어들기도 하고

텅빈 수영장에서 누드쇼를 하기도 하지만

약간의 탈선은 반칙보다는 파격이다.

 

도시의 골목길이든

한적한 교외의 길이든

산책은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일인칭 시점의 문제다.

 

아무 목표도 목적도 없이

어슬렁거리는 마음이 가득 느껴지는 산책을 만화로 읽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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