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마모에 - 혼이여 타올라라!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たまもえ는

 '다마(시)'(영혼)와 '모에'(타올라라)라는 말이다.

제목을 번역하지 않고 원어를 적어두는 것은 폭력이다.

전혀 친절하지 않은 무기력이다... 라고 번역 책에서 본 일이 있다.

 

패티김의 '초우'라는 노래에,

가슴 깊이 파고드는 고독이 몸부림칠 때....란 가사가 있다.

'초우'는 '풀에 내리는 비' 같은 뜻도 있으나,

산소를 만들고 그날 지내는 제례의 의미가 있다.

3일째 지내면 삼우가 되고...

아마도,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가 죽고 나면,

고독에 몸부림칠 때도 있을 게다.

 

이 책은 나이든 경험에 대한 이야기다.

사별과, 그 이후의 삶에 대하여 세밀한 심리를 쓴다.

잔잔한데 재미있다.

아웃!을 쓴 작가인데, 이 책이 더 흥미롭기도 하다.

 

젊었을 때는 나이를 먹으면 순하고 투박해질 줄 알았는데

예순 살을 눈앞에 둔 자신의 마음은 젊었을 때보다 더 섬세하다.

때로는 폭력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한 충동도 생겼다.

감정의 양이 젊었을 적보다 늘어난 기분.(422)

 

부인만이 망측한 꼴을 당한 것이 아닙니다.

모두 다 추잡한 생각을 갖고 있고,

그것을 저도 모르게 겉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수치를 겪으면서 그래도 또 살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아무 수치도 겪지 않고서는 의미있는 인생도 없습니다.(465)

 

나는 다카유키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나의 어디가 불만이라 아키코와 연애를 한 거냐고.

그러나 대답은 알고 있었다.

불만은 없었다.

불만이 없어도 저쪽에서 찾아오는 운명을 거역할 수 없을 때도 있다.(502)

 

산다는 건 그렇다.

불만이 없어도~ 운명처럼 찾아오는 사랑도 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세상은 더욱 차가워질 것.(83)

 

자포자기는 좋지 않아요.

그렇게 해서 뛰어넘은 철책 너머는 지옥(126)

 

'나이'라는 뜻의 '도시코 年子'를 통해 작가는 나이듦의 쓸쓸함과 미학을 드러내고 있다.

 

떠넘긴 것 중에 가장 무거운 것은

살아간다는 것.

 

사별의 슬픔이 그대로 묻어난다.

 

노인이 혼자 산다는 것은

자신감 상실과의 싸움(201)

 

'인생에는 함정이 숨어있는 법'이란 말처럼,

'인생 극장'이란 말처럼,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 준다.

 

이제 곧 환갑이고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노인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마음은 의외로 젊고 체력도 있어.

어중간한 시기라니까.(259)

 

용모만이 아니라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에

인격도 변하는 거라면,

노화는 정말 잔혹한 일(266)

 

노인의 삶과

사별 이후의 삶이 많지만,

배우자를 <마음을 받아주는 항아리>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혼이여 타올라라~!

이런 제목도 멋지지만,

노인도 힘을 내자~ 이런 응원의 소설로 읽을 수 있다.

 

노후의 삶을 고민한다면 읽어볼 만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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