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짓것 창비청소년시선 9
이정록 지음 / 창비교육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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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엄마 반성문'이란 책이 화제가 되었는데,

초등학교 교사인 엄마의 태도가 아이들을 힘들게 했다는 이야기였다.

 

 

 

부모들은 관심이 없으면서,

무슨 일만 있으면 왜 말하지 않았느냐고 아이탓을 한다.

 

관심을 가지면 다 알게 된다.

아이가 문을 잠그고 들어가는 뒷모습에서 힘든 모습을 읽게 된다.

아이의 재능도, 아이의 고민도

관심이 없으면서 공부만 하라고 학원으로 내모는 부모는

자식을 망친다.

 

아이들은 폭력으로 깨어진 유리창 틈에서 겨우 버티고,

누나가 동생의 진학을 위해 양보하는 부담을 안고 성장하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의무감이 아니라 사랑이다.

사랑이어야 하는데,

그늘진 곳에서는 독버섯처럼 폭력이 난무한다.

 

까짓건, 청춘인데 뭔들~의 자세로 아이들이 힘을 내주면 좋겠다.

그런 데 조금이라도 힘을 주는 책이 되면 좋겠다.

 

어른들의 시는 힘이 없다.

맨날 일제 강점기의 시나 가르치거나,

좀 뜬구름 같은 시를 가르치게 된다.

 

아픈 아이들의 삶을 어루만지는 시집들을 창비에서 계속 내주길 바란다.

청소년 시집이 10권 발간되었고, 이것이 9권째다.

 

어제 새 국어 교과서를 선정한답시고 열 몇 권을 뒤적이는데,

고재종의 '첫사랑'이 몇 권 실렸다.

난 이런 시도 좋지만, 아이들의 슬픈 마음을 알아주는 어른의 시도 좋다.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꽃 한번 피우려고 눈은 얼마나 많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으랴

싸그락 싸그락 두드려 보았겠지 난분분 난분분 춤추었겠지

미끄러지고 미끄러지길 수백번

바람 한 자락 불면 휙 날아갈 사랑을 위하여 햇솜같은 마음을 다 퍼부어 준 다음에야 마침내 피워 낸 저 황혼을 보아라

봄이면 가지는 그 한번 덴 자리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를 터트린다

 

고재종/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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