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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방 - 내가 혼자가 아닌 그 곳
언니네 사람들 지음 / 갤리온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살림은 참 잘 만든 말-'다. 살다의 어간 '살-'에 '하게 하다'는 사동의 뜻을 가진 '-리-'라는 접사를 붙이고, 명사형 전성어미 -ㅁ을 붙여서 만든 낱말. 살림.
살림을 학교에서는 '생활'이란 한자어로 가르친다. 생활보다는 살림이 훨씬 구체적인데...
의식주가 살림의 구체적 내용이다.
옷을 사고, 빨고, 간수하고, 다리고, 버리는 일,
먹을 거리를 구상하고, 재료를 사고, 요리조리 만들고, 먹이고, 저장하는 일.
살 집을 구하고 이사를 하면 정리를 다 하고, 청소도 하고, 쓸고 닦으며, 관리를 위해 돈을 모으고 각종 잡부금을 내는 일.
이런 것들이 모두 살림이다. 살게 하는 일이란 뜻이다. 사람을 살게 하는 일이 눈에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기도 하는 사이에 이렇게 복잡한 시스템이 가동되는 것이다.
이 땅의 여성들은 이런 살림을 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지면서, 사회의 역군으로까지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소위 수퍼 우먼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보다 높은 지위를 누려야 한다는 의식을 가진 남자들에게 여성들은 할 말이 많다.
이 책은 언니네라는 사이트에 올린 글들을 모은 책이라는데, 간혹 성적인 언술을 마구 쏟아놓는 데서는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이 땅의 여성들의 자유로운 목소리를 당당하게 펼친 씩씩한 책이다.
여성의 적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 내부의 닫힌 사고이기 쉽다.
여성의 자유를 암중모색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