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손 밀리언셀러 클럽 104
모치즈키 료코 지음, 김우진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예술의 광기를 위해서

탐미주의 극치를 달린 광염 소나타나 광화사 같은 소설도 있었다.

이 소설 역시 신의 손을 빌린 엽기적 사건 이야기다.

 

특이한 작가의 등장과

실종된 작가,

그리고 실종된 아이.

 

작가란 자들은 누구에게도,

어떤 것에도 동경을 품지 않아요.

그저 자신을, 자기라는 존재로서 존재한다는 것의 의미를,

목숨을 걸어 가며 자기 안에서 발견해 나가는 것뿐.(64)

 

교코의 글 역시 복선이 강하다.

 

언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사실은 그런 건 없어요.

그건 환상, 그건 환각.(64)

 

글을 쓴다는 것은 말이죠.

몸속에 괴물을 한 마리 키우는 것과 같아요.

그건 숙주를 먹이로 삼아 성장하고,

일단 성장을 시작하면 다 먹어치울 때까진 만족할 줄 모르죠.(100)

 

소재로는 멋진 구석이 있는 소설인데,

스토리 전개가 좀 엉성하면서 지루하다.

 

하고 싶은 말을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지 못하고,

시의 한 구절처럼 모호한 선언으로 독자를 움직이려 하면,

아무리 제목이 '신의 손'이라 하더라도,

글쎄, 요령부득이기 쉽다.

 

글을 쓰는 것은 마음 속에 한 마리 괴물을 키우는 것.

그 존재를 계속 써내려 가다가, 결국엔 그것에 잡아먹힌다.(260)

 

이런 이야기는 복선이다.

결국 쓰는 일 때문에 살해를 하고,

살해 당하며, 모두가  잡아먹힌다.

 

오히려 그 괴물의 존재에 대해 써나가는 편이

그 존재의 존재와 부재에 대해 관찰하는 편이

이야기를 더 박진감 넘치게 하지 않을까 싶었다.

 

교코는 자살할 리가 없어요.

그녀는 사는 것에 어떤 미련도 없었어요.

삶에 집착하지  않는 인간은 죽음 역시 선택하지 않아요.(326)

 

글을 쓰는 일에 대하여

지나치게 몰입한 작가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언어에 대한 탐구의 일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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