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겐 - 전10권
나카자와 케이지 글.그림, 김송이.이종욱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그 날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날이다.

원자폭탄의 힘으로 일본은 항복을 하게 되지만, 원자폭탄은 다시 일본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게 된다.

이 책만큼 원폭의 피해를 상세하게 그린 책도 드물 것이다.

원폭의 피해나 전쟁에서 패배한 국민으로서의 일본을 그린 글이나 그림들의 가장 큰 단점은 마치 자신들이 크나큰 피해자인 양 그린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는 정말 피해자인 일본 국민들이 어떻게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동시에 원폭의 원인을 제공한 일본 군국주의자들과 천황이란 허구적 세력에 대하여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함으로써 전쟁은 결국 돈을 버는 몇 놈을 제외하고는 모든 인류를 재앙으로 몰아넣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전후 힘겨운 삶을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모습과 함께, 원폭으로 두고두고 고생하는 비까 환자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반전 평화의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전쟁에서도 이승만이 주장하던 북진 통일을 위하여 핵을 썼더라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는지...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끼친다.

객관적 서술이란 어떤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겐이란 어린 아이가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자전적으로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명랑 만화와 같은 재미도 곁들이지만, 폭력 이외엔 자기를 보호할 수 없는 약자들의 모습을 시종 그림으로써 전쟁으로 얻는 자들을 비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간혹 오른 손 글러브가 왼손으로 옮겨가거나, 한국 전쟁이 1952년 7월 27일에 휴전협정을 하기도 하는 등의 실수가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한 선으로 리얼하게 그린 원폭의 그림들, 전쟁 후의 삭막함을 보여주는 노래들은 만화에 생기를 불어 넣어준다.

이런 작품들을 아이들에게 읽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어려서부터 전쟁에 강하게 반대하는 의지를 심어주는 것이 전쟁없는 세상에서 사는 가장 쉬운 길이라고...

지금의 어른들처럼, 반공, 반일 사상으로 무장된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 그들은 군대와 사회에서도 수직적 명령 체계에 익숙해 져 있는 이들에게 평화와 자유란 방종처럼 보일 수도 있다. 진정한 평화와 자유를 어려서부터 체험할 수 있도록, 어른들의 폭력스런 세계의 비참한 결과를 가르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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