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덕의 글쓰기 - 글쓰기의 시작 이오덕의 글쓰기 교육 1
이오덕 지음 / 양철북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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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선생님의 글쓰기 책이 세 권 양철북에서 나왔다.

앞으로도 여섯 권이 더 출간 예정이라 한다.

 

내가 교사가 되기 위해 대학을 다니던 80년대 말,

그리고 전교조의 태동기였던 시기까지

이오덕 선생님의 글쓰기 지도법과 우리말에 대한 연구는

국어 교사에게도 큰 지침이 되었다.

 

지금 돌아보면 아이들의 삶이 이렇게 팍팍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던 시기였는데도

그 당시 아이들의 삶이 지옥같다고 여겼던 시절이었는데도,

다시 읽어본 선생님 글은 새롭다.

 

선생님의 우리말 바로 쓰기 같은 책을 보면서 나도 일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선생님의 쓰기에 대한 철학을 담고

아이들에게 생활글 쓰기를 시키기도 했다.

 

삶이 팍팍해지면 글도 팍팍해진다.

옳다.

아이들은 꾸며서 가식적인 글을 좋은 글이라고 은연중에 배운다.

맞다.

 

어른들의 글쓰기도 얼마나 추악한다.

오죽하면 기자나 언론인을 쓰레기라 부르며 기레기라 비아냥거릴까.

 

삶은 천천히 나아진다.

그리고 글도 찬천히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글들이어서 마음이 다숩다.

 

선생님의 예전 일기를 읽다 보면,

유신 시대에 교사로서 유신 홍보를 하던 노릇을 얼마나 부끄러워하는지 보게 된다.

 

지금은 비겁하게 아이들에게 거짓을 알릴 필요는 없는 시대가 되었지만,

아이들의 삶은 그닥 풍요롭지만은 않다.

 

글쓰기를 통해

아이들이 성장하고

공감과 교학상장의 기회를 가지게 되는 데

이오덕 선생님의 책은 늘 지침이 된다.

 

다만 그 시대와 달라진 환경인데도

아직도 한자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일에만 매달리거나,

외국어 어법을 우리말투로 바꾸는 일에만 매달리는 작업이 지나칠 경우를 본다.

과유불급이란 느낌이 든다.

연구는 연구이지만, 좋은 글로 나쁜 글을 정화하는 노력은

계몽이나 강화된 교육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오랜 기간 시나브로 이뤄지게 된다.

 

태극 전사, 일본 열도를 침몰시키다...같은 전투 용어로 도배된 문장으로

멋진 비유들로 가득한 선진국의 신문 언어를 결코 따라갈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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