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슴에 꽃핀 세계의 명시 1 우리 가슴에 꽃핀 세계의 명시 1
문태준 엮음, 박정은 그림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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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 앉아 줄을 재촉해 점점 빨리 타니

처절하기가 이전소리 같지 않아

앉아있는 모든 사람 듣고는 얼굴 묻고 울었네

그중 누가 가장 많이 눈물 흘렸나

강주사마의 푸른 옷이 흠뻑 젖었네.(218)

 

이 순간 소리가 없음은 소리보다 낫다.(210, 백거이, 비파행)

 

한문을 배운 것이 행복하다.

한시를 읽을 수 있으니 참 좋다.

 

영어, 불어, 러시아어로 된 시들을 보면서

역시 시는 음률을 함께 읽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햇는데

한시를 따라 읊는 일은 행복했다.

 

문학 교과서에서 애드거 앨런 포의 '애너벨 리'를 가르치기도 했는데,

발음 좋은 선생님이 읽어주면 참 좋겠단 생각이 든다.

 

That the wind came out of the cloud by night,

clilling and killing my Annabel Lee.(121)

 

애너벨 리를 번역으로 읽는 일과

영문을 읽는 일은 전혀 달랐다.

 

애가 좋아하는 발레리의 '석류'

 

이 빛나는 파열은

내 옛날의 영혼으로 하여금

자신의 비밀스러운 구조를 꿈에 보게 한다.(112)

 

시인들이 자연을 노래하는 것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분이고,

우리가 생각할 때 가장 고귀한 것은

자연의 섭리임을 시로 쓰는 일이었을 것이니...

 

누군가는 70이 넘어 악기 열 가지 배우는 일을 소망으로 세웠다는데,

나는 아직 70이 되기엔 많이 남았으니 열 가지 나라 말을 배워볼까 생각하게 한다.

 

이백의 시는 언제나 호쾌하고

삶을 관조하게 한다.

높은 폭포 아래서 한잔 마시고 보면

삶은 좁쌀 알갱이 같은 것이 된다.

 

술잔을 권하노니

그대 사양 말라

풍악과 음식은 귀할 것도 없고

원하는 건 길이 취해 깨어나지 않는 일,

고래로 모든 성현들은 다들 사라져 없고

술꾼만이 그 이름을 남겼지.(66, 장진주)

 

워즈워스의 무지개는 영어로 읽을 일이다.

 

My Heart Leaps up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The child is father oh the Man;

And I could wish my days to be

Bound each to each by natural piety.

 

제목도 무지개가 아니었다.

자연과 혼연일체가 되어

그렇게 기쁘게 가슴 두근거리며 살고 싶다는 바람을 쓴 시였다.

 

나이를 먹으며

모르는 것이 많았다는 걸,

모르면서 아는 걸로 착각한 것들이 많았다는 걸,

알게되는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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