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길 위에서 자란다
김선미 지음 / 마고북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두 딸을 데리고, 그것도 엄마가 용감하게 길을 나선다.

경기도 곤지암에서 3번 국도를 따라 남하하는 길은 낯선 일 투성이지만 아이들은 힘든 길을 걸어 갔다.

자동차로 가는 길이고, 여자들끼리이긴 하지만 야영장 같은 데서 잤기 때문에 크게 위험한 경험을 적은 글은 아니다. 그렇지만 엄마의 눈에 보이는 마로와 한바라의 성장은 여느때와 같지 않은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눈높이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웃자라 있다. 다만 아이들은 자기가 자랐다는 것을 들키면 아이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아이인 척 할 따름이다. 자기들끼리 있을 때 하는 말과 행동을 보면 이미 그들은 아이들이 아님을 어른들은 모른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몸집은 크고 나이는 먹었지만, 얼마나 세상에 무지한 사람들이 어른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나도 아직 세상을 낯설어 한다. 휴대전화 114에 전화를 걸어서 상담원과 연결되기까지 한 1분을 지껄여대는 안내 멘트에 낯설어 하고, 간혹 02- 전화번호 뒤에서 들리는 무슨 카드나 보험 회사 안내원의 안녕하십니까 목소리에도 낯설어한다.

이런 어른들에게도 길을 떠나는 것은 필요한 일이 아닐까?

이번 여름엔 이사하고 집 꾸미느라 길을 떠날 엄두를 못 낸 것이 더 나를 움츠러들게 한다.

올 겨울쯤엔 아들녀석이랑 나도 든든하게 꾸려들고 길을 떠나볼까 구상을 해 볼 엄두를 내게 하는 책.

길 위에서 자란 아이들의 모습을 확인하는 기회를 갖게 하는 용기를 내게 하는 책.

허영만의 명작 '타짜'란 만화가 영화화된다는데, 그의 그림이 그려진 표지도 이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