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나무
호시노 미치오 지음, 김욱 옮김 / 갈라파고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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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는 러시아에서 미국에 1867년 720만 달러에 판 땅이다.

동토 툰드라로, 덴마크 탐험가 베링이 발견했고,

그래서 그 바다가 베링 해협,

알래스카에서 러시아에 이르는 알류산 열도 사이 바다는 베링해라 불린다.

 

미국의 한 주인데,

주의 꽃은 물망초라 한다.

화려한 꽃이 필 리 없는 동토에서

그나마 '나를 잊지 말라'며 피는 꽃.

 

텐트 옆에 핀 물망초도,

우리가 살 수 있는 것은 과거도 미래도 아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 뿐.

주어진 순간을 놓쳐가면서까지 과거와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298)

 

무스라는 동물도 만났고,

우미악이라는 배도 만났다.

 

거기선 사람보다 중요한 게 동물이었고,

동물보다 중요한 게 대지였지.

부와 명예는 추운 북극에서 쓸모도 없었어.(250)

 

그들의 삶은 그야말로 미니멀 라이프였으리라.

그리고 오늘 먹고 사는 일이 중요한 일이기도 했을 것이다.

 

아미시는 성서 속의 검소한 신앙생활을 추구합니다.

과학기술에 매우 회의적이며,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고등교육에도 거부감이 많고,

농장을 경영하며 소박하게...(80)

 

오연호의 '꿈틀리' 학교가 추구하는 이상과 가깝기도 하다.

오연호의 꿈은 덴마크라는 선진국, 가장 행복지수 높은 나라와

헬조선을 비교하는 좀 황당한 지점이 없지 않지만,

소박한 데서 지혜를 얻으려는 태도는 바람직해 보인다.

 

 오연호,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아내가 유산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역시

모든 생명이 안고갈 수밖에 없는 연약함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유산해도 할 수 없어, 그건 자네 책임이 아냐.

단지 이건 자연의 순리일 뿐이라고.

편하게 생각하게.(47)

 

우리는 너무 조급하게, 만사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정말 팍팍한 헬조선에 살아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빨리빨리, 처지지 않게,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처지는 순간 빨갱이가 되고 전라도가 되어 차별의 화살을 맞았기 때문이기도.

 

세상이 조금은 좋아지는 듯 보이지만,

총리 인준에 불참한 자유당 불한당들을 보면 욕이 절로 나온다.

사드를 속인 국방 장관이나,

상식이라는 나경원이도 재수없다.

저것들과 같은 하늘을 이고 산다는 것이 치욕스럽다.

아직 국회의원 선거는

3년이나 남았는데...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나만의 지도는 접어두고,

자석도 나침반도 없이 배에 올랐던

지난 날의 뜨거운 열망이 한없이 그립기만 합니다.

그때는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보다

그저 그렇게 여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습니다.

어쩌면 인생의 참된 행복이란,

인생의 의미를 잊는 데에서 비롯되는지도...(24)

 

그의 이름을 한자로 어찌 쓰는지 상관없이,

'호시노 미치'는 '별의 길' 또는 '별들의 벌판 속 길 星野 道夫' 이라는 뜻으로도 읽힌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자기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간 호시노 미치오...

 

그의 사진과 글에서

잠시 시원한 냉수의 기분과

쉼터의 지혜를 얻을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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