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박물관 - 국립중앙박물관 역사관
박찬희 지음, 장경혜 그림 / 빨간소금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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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나이가 들수록 재미없는 공간이 된다.

어린 시절 처음 역사라는 것을 배울 때, 박물관엘 갔더라면 눈을 총총 빛내며 돌아본 순간도 있을지 모른다.

 

결국 박물관 이야기의 핵심은,

애정을 가지고 오래오래 봐야 한다는 것이다.

두고두고 보지 않으면 금세 알게 될 수 없다는 것.

 

이 책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역사관> 편에 해당한다.

다음편으로 <미술관> 편과 <민속박물관>과 <박물관 속 한국사>도 예정되어있다 한다.

 

상감청사 운학문 매병 같은 것이 간송박물관에 있다는 것도 놀랍고,

천대받던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의 실측에 가까움도 놀랍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다.

박물관처럼 수십만년 전부터 이야기를 그저 전시해놓은 불친절한 공간이야말로

알고 가는 만큼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부조리로 일관한 근대를 통과해오면서 갖게된 박물관이야말로,

그 부조리가 그대로 새겨진 것임에랴.

 

박물관을 즐거운 역사 놀이터로 만들기 위해서는

박물관에 자주 가서 놀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일도 중요하다.

 

고려의 왕궁 만월대와 뒤의 송악산, 그리고 서쪽의 만수산 드렁칡과 동편의 선죽교를 본 것도 인상적이다.

 

초등학생 고학년 정도부터는 역사를 처음 배운다.

역사를 시대물로 가르칠 것이 아니라,

이렇게 유물을 통해서,

또는 작품을 통해서, 경제학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다양한 체계의 존재를 아는 일은 신선한 경험이다.

 

어린이 대상의 이런 책들이 엉성한 내용으로 짜맞춰지기 쉬운데

전문적인 식견과 애정으로 쓰여진 책이어서 알찬 내용이 읽기 좋다.

초,중학생에게 권해줄 만한 인문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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