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하녀 마리사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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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의 작품들을 다 읽고 이 작품집을 읽으니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 이름에서부터 소재에 이르기까지,

유창한 말발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지만,

재미를 넘어서는 어떤 사고가 부족한 작품들도 보이는 듯 하다.

 

브루노와 통화를 끝냈을 때,

나는 뭔가 후추씨처럼 작지만 독성이 강한 물질이 나의 마음속에 던져진 것을 깨달았어요.(48)

 

후추씨가 가지는 이미지가

작지만 강한 이미지를 남긴다.

 

눈앞의 안개가 짙어질수록 대서는 점점 더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는 사탕을 하나 까서 입에 넣는다.(97)

 

이미지를 번지게 하여 분위기를 만드는 구절도 인상적이다.

 

인생은 두루마리 화장지 같아서

처음에는 아무리 써도 남을 것 같지만

반이 넘어가면 언제 이렇게 줄었나 싶게 빨리 지나간다.(134)

 

이 말이 이 책에서 가장 명언일 듯.

 

천명관의 십년 전이 지금에 비해 습작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

그의 성장이 반갑다.

기대되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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