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이름을 지킨 개 이야기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엄지영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아프마우는 <충직함>이란 뜻이다.

주인을 향한 맹목적 충직함이 아니다.

 

이 책은 지구에 살아가는 생명체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삶에 대한 성찰의 이야기이고,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문명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며,

이름붙여지지 않은 많은 존재들과

인간이 느낄 수 없는 냄새들과 움직임들의 실존을 음미하게 하는 책이다.

 

생태계라는 어려운 말을 쓰지 않고도,

상생의 삶을 추구하며 영위하고 있는 존재들과

경쟁과 죽음의 문화를 좇는 불나방 같은 존재들의 삶의 양태가 드러난다.

 

그 작은 양털 실오라기에서 마른 장작, 곡물 가루, 우유, 꿀, 그리고

내가 잃어버린 모든 것의 냄새가 난다.

나는 자리에 앉은 채 있는 힘을 다해 울부짖는다.

내가 근처에 있고 마ㄴ나러 갈 거라는 사실을

아우카만에게 알리기 위해 울부짖는다.

다른 건 몰라도 고통에 찬 목소리는 결코 잊혀지지 않는 법이기에.

미친 듯이 울부짖는다.(76)

 

공생을 원하는 우정의 이야기로 읽을 수도 있고,

자연의 향기를 읊는 서사시로 읊을 수도 있는

얇지만 장엄하고

슬프지만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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