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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에 대하여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지음, 정순희 옮김 / 고요아침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크리슈나무르티 신탁재단에서 기획한 테마 시리즈 중 한 권으로, 그가 1932년부터 1976년 사이에 인도와 유럽에서 한 강연과 학생들과의 대화, 그의 일기 중에서 삶과 죽음에 관한 내용을 발췌해 모은 것이다.
그래선지, 이야기가 재미없게 줄줄 늘어지는 느낌이다. 유사어가 반복되며 비슷한 개념이 순환된다.
재미있는 드라마의 기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처지가 어울리지 않는 남녀의 짝짓기(춘향전, 인어 아가씨, 신데렐라 등)이며, 다른 하나는 이쁜 여배우가 불쌍하게 앓다가 콱 죽어 버리는 것이다.
송혜교가 죽었고, 김희애가 죽었고, 최진실이 그렇게 죽어 갔다. 콱!
인간은 죽음이라는 <관념>을 두려워하는 동물이다 보니, 이쁘기만 한 여주인공이 어느 날 죽음의 <관념>을 두려워하고 그러다 보니 죽음을 맞기까지 사랑하는 이와, 아이들과, 이 세상과, 좋아하는 일과, 스스로와 이별한다는 관념을 곱씹으며 슬픔을 판매하게 되는 것이다.
죽음을 경험해볼 순 없다. 그래서 죽음은 모르는 것이고,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인간은 미지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고, 그 마지막에 서있는 죽음을 두려워한다.
<인생 수업>에서 '놓아 버리는 순간 두려움이 사라진' 경험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세상이 <공 空>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두려움이 사라지고, 죽음도 하나의 관념에 불과하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시간의 노예가 되어, 그 시간 틈틈이 무언가를 계속 알려고 하고 가지려고 한다.
추억과 경험과 실제를 알고 있는 것을 재산으로 여긴다. 그렇지만 인간은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홀로 있게 되는 <죽음>을 두려워하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에 대해 연민을 느끼면 우울하고 슬프게 된다.
하물며, 죽음처럼 엄청난 것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크리슈나무르티는 마음이 순수해져야 하고, 어떤 개념이나 관념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이 곧 하느님 앞에 내 존재의 모든 것을 '내려놓음'의 자세이고,
부처님의 깨달음처럼 세상 모든 것이 '비어있음'을 깨닫는 경지라 하겠다.
죽음은 비로 먼지를 쓸어 버리듯, 우리의 인생을 그저 쓸어 버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