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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잡초야 - 야생초 편지 두 번째 이야기 ㅣ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글.그림 / 도솔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상처가 치유되고 나서
새롭게 성장하는 게 아니라
상처를 안은 채
성장하는 것.(232)
트라우마라는 말이 있다.
광주의 공수부대를 떠올리면 트라우마가 떠오르고,
세월호 갈앉던 그날을 떠올리면 머릿속이 하얘진다.
황대권이 1975년부터 감옥생활을 했던 날들을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트라우마 그 자체일 것.
야생초 편지가 감옥 안에서
그야말로 절제된 - 아니 통제의 극단에서 발생한 예술이었다면,
이 책은 그 후,
그가 생각한 것들을 쓴 글이다.
그의 생각은 하나도 어렵지 않다.
그렇지만, 그의 삶은 참 어렵다.
얼마 전 돌아가신 물대포로 인한 '병사' 백남기 농민과 같다.
사람들로부터 칭찬받는 한,
언제나 네가 아직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게 아니라
타인의 길을 가고 있다고 믿어야 한다.(니체, 280)
빈집에서 만난 글귀라 한다.
그이의 삶을 생각하면 참 애잔한데,
신영복과 함께 감옥의 문학을 펼친 이들인데,
이제 '잡초'같은 자신의 삶 조차도 고맙다고 여길 수 있는 그의 글들은 참 짠하다.
백남기 농민이 자식들 이름을 도라지, 민주화, 백두산으로 지은 그 마음을 읽을 수 있을 듯도 했다.
세상은 참 더러운데,
하늘 참 파랗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