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암사자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이탈리아 구두로 읽었던 헤닝 만켈의 소설이다.

스케일이 남다르다.

몇 년 전, 노르웨이에서 극우 인종주의자의 테러가 일어나기도 했는데,

세상에는 아무리 평화로운 곳이라도 또라이들이 있게 마련인 모양이다.

 

러시아의 테러 전문가와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의 갈등,

그리고 보안이 허술한 북유럽을 아우른 이야기는 헐리우드식 장르소설과는 사뭇 다르다.

 

제목인 하얀 암사자는 잠시 등장하는 배경에서 기인한다.

그렇지만 제목으로 쓰인 그 암시에는 '하얀 색'과 '여성'의 문제도 담고 있는 듯 하다.

 

작은 시골마을에서 일어난 실종과 살인 사건,

그 연관성에서 찾게 되는 그야말로 로컬에서 시작하여 글로벌한 사건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저 악이 나쁘다는 것보다는,

악이란 존재들은 두루두루 권력자들과 관계를 맺은 이권들이 맺는 형태라는 사회적 문제 제기도 유럽스탈인 듯.

 

죽은 뱀 한 마리,

뱀의 머리는 여전히 꿈틀거리고 있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뱀이 아직 살아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남아공도 이러한 형국이었다.

죽어서 이제는 무덤에 묻혀 있다고 생각되는 많은 옛것들이

여전히 살아있었다.(178)

 

아프리카만 그런 것은 아니다.

조선의 노론 권력은 아직도 살아있다.

일제 강점기에도 작위를 얻던 것들이, 이승만을 등에 업고 아직도 떵떵거리고 살아 있다.

지폐에는 조선인들을 그려 넣고, 아직도 나랏님 하나를 감방에 보내는게 참 어렵다.

 

다이내믹하기도 하고,

눈 앞에서 참혹한 비극을 용산에서, 평택에서, 그리고 팽목 앞바다에서 봐야 하는 땅이기도 하다.

이제 하얀 암사자의 땅을 짓밟고 이권 다툼이나 하는 세상 따위 좀 저세상으로 가버렸으면 좋겠다.

 

요즘 한창 인기인 <너의 이름은...>이란 일본 애니메이션처럼,

불행한 과거라도,

현재의 촛불이 빛을 비추어 조금이라도 밝은 세상이 되기를 기대하는,

그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 간다.

 

세월호가 잠긴 것이 천 일이 넘었다.

곧, 용산의 불길을 본 것이 8년이 되어 간다.

반기문이 왔다고 좋아하는 것들도 있는 모양이다.

세상 참 잠시 후를 예측하기 힘든, 요지경 속이다.

 

164. 만델라가 30여 년간의 투옥생활을 마치고... 그는 27년 여를 감옥 생활을 했다. 이 책의 다른 부분에서는 그렇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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