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이 올 거예요 - 세월호 생존학생과 형제자매 이야기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지음 / 창비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40416

세월호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선체는 아직도 바다 밑바닥에 있고,

7시간은 아직도 어둠 속에 있으며,

아직도 실종된 사람들이 거기 있다.

 

<세월호 안에 아직 사람이 있습니다> 동영상 보기

 

http://tvpot.daum.net/v/vc0b8UWOcvUavJWWH2vJUcv

 

이제 3년이 가까워 곧 1,000일이 다 되어 가는데,

밝혀진 것은 없고,

다만 국정농단 사태에 맞물려,

청와대가 주도적으로 '여객선 사고'로 축소은폐하려는 일을 의논하였고,

청와대에서 압력을 넣어 정부의 역할을 축소조작하려고 압박을 가했다는 정도가 밝혀졌을 뿐,

대통령이라는 것은 탄핵 직전에 기자들을 불러 억울하다고 지껄여대기나 하는 이게 나랴냐... 수준이다.

 

세월호에서 배우지 못한 나라는 아직도 표류중이지만,

세월호에서 배운 사람들은 촛불을 끊임없이 든다.

하지만, 언젠가...

다시 봄이 오겠지.

 

생존학생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이 울컥 했다.

그 아이들은 친구들이 거의 사라지고 두 반 정도 남아서 졸업을 했는데,

그들의 선 자리는 참 옹색했을 것 같다.

생존한 두 명의 선생님은 교단에 설 용기를 잃고 그만두었으며,

삼백명이 넘는 사람들에게는 몇 명씩의 유가족이 생긴 셈이다.

 

국가가 억압하고 짓밟고 침을 뱉은 조직범죄의 피해자 유가족...

 

생각해 보면 구조된 게 아니라 살아나온 거죠.

해경이 하나도 안 도와줘서 저희들이 스스로 나왔거든요.

애들 한 명씩 배에서 나오는 거 보고만 있다가

구명보트에서 '어 나왔다' 이러는 해경도 있고,

배 안에서는 다 애들끼리 해결한 거 같아요.(188)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상식적으로 몰살시킬 작정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그렇게 아이들을 몰살시킬 수가 있었을까?

구하려는 여러 손길을 모두 스톱시킨 그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이며,

오후 5시 넘어서 부스스하게 등장한 대통령의 말은 무엇일까?

4월이라 물에서 얼어죽진 않을 정도이니

뛰어내리기만 했어도 십여 명은 희생되었을지 모르나 나머지는 구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이런 의문은 끝이 없다.

 

아직까지도 정확하게 나온 게 없잖아요.

벌써 시간이 2년 동안 안 나왔다는 거는,

국가에서 뭔가 감춘다는 건데,

딱봐도 구린내는 나죠.

이제 착하게 살면 안 되겠죠.

어떻게 해서든 알아내야죠.(284)

 

형제자매들의 목소리가 구슬프다.

사이가 좋았던 친구들은 그대로,

사이가 멀었던 친구들은 또 그렇게, 마음 아픈 상태로 정지가 되어버린 날짜, 0416

 

아, 이 정부 들어서는 왜이리 슬픈 일이 고딩들한테만 생기나...

 

20130718 안면도 해병대 캠프에서 해양훈련 하던 아이들이 다섯 목숨을 잃었고,

20140217 경주 마우나 리조트에서 신입생 오티하던 아이들이 열 목숨을 잃었고,

20140416 결국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힘들게 살아남은 아이들은 특별법에 의해 특례입학의 혜택을 얻는다.

그렇지만 그 아이들을 보는 눈을 의식하기도 한다.

 

그 사람들한테는 우리가 쉽게 대학 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구나...

우리 이렇게 힘드니까 대학에 대해서 어느정도 정부가 해주는 게 맞지 않나,

라고 말하는 게 자기 합리화는 아닐까...

그러면서 또 죄책감이 들고...(310)

 

오늘 정유라가 체포되었고,

그 대학 교수 류철균(필명 이인화)이 체포되었다.

김영란 법을 말하면 4000원짜리 커피를 이야기하는 넘들처럼,

세월호 특례를 부정입학처럼 떠벌인 것은 정부의 놀음이었다.

참 처절하게 징그러운 것들이다.

 

회복력 혹은 회복 탄력성은

나이에 상관없이 피해자가 외상후 성장을 이루어내려면

관계의 응집력, 사회적으로 구성된 사건의 의미, 사회적 의지, 접근할 수 있는 자원의 정도 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보나 지식에서 소외될 때, 회복은 더 늦춰진다.(346)

 

사고가 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은 엄연히 구할 수 있는데 구하지 못했거나 않은 대 참사여서 문제가 된다.

한번에 배가 퐁당 빠져서 다 죽었다면 그건 어쩔 수 없지 않았겠는가.

그렇지만 선장과 승무원은 다 도망나오고,

일반 승객들과 어린 아이들이 자력으로 살아나거나 죽음을 맞이했다면,

국가가 세금을 거두는 일이 아무 쓸모도 없는 것이 아닌가말이다.

 

대통령을 탄핵하고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시점에서,

과연 이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것들의 <사회적 의지>라는 것이 있기나 한지 의문이다.

 

이 아픈 상흔은

영원히 아물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세월호가 다시 있어서는 안 되기에,

박근혜의 7시간은 다 밝혀질 때까지,

국가의 부재를 따져 물어야 할 것이기에,

세월호는 계속 물 위로 떠올라야 한다.

 

아픔을 핑계로 읽지 않는 것은 또 하나의 부정이고 범죄다.

알고 정확히 고쳐 나가지 않으면 부정적인 역사는 빙긋이 웃으면서 나타나게 마련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