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전야
산도르 마라이 지음, 강혜경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사랑해~
사랑해요~
이런 말들을 잘도 흘리고 산다.

그런데 이 말은 어떤 빛의 분산된 모습일까?
이것도 사랑일까? 하는 생각을 사람마다 하지 않을는지...

일곱살 무렵, 내가 보는 연두색과 남들이 보는 연두색이 같을까, 다를까를 궁금해한 적이 있었다. 나는 부모님께 여쭈어보지 않았다. 부모님도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같다고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은 다를지도 모른다는 것을 나는 꽤 오랜 동안 생각해 왔던 것 같다.

그리고, 아직도 마찬가지다.
나는 아내를 사랑한다. 아들도 사랑한다. 그러나 그 둘의 사랑은 같지 않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를 사랑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이 땅의 서글픈 역사를 사랑한다. 이 사랑은 또 얼마나 다른가...

안나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안나. 당신은 사랑이 무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안나가 유치환의 시 <깃발>을 읽었더라면, 밤마다 얼마나 눈물로 지새웠을는지...

<깃발>
           유 치 환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
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哀愁)
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이 시의 주제는 <닿을 수 없는 사랑에 대한 동경과 좌절>이다.

안나는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공중에 달고 나서야, 사랑이 집착임을 깨달았던 것일까?

이혼 전날 밤에야 깨닫게 된, 거리감의 실체는 장편 소설답지 않게 오. 헨리의 단편에서 일어나는 반전처럼 독자를 깜짝 놀라게 한다. 묵직한 인생의 무게를 놓치지 않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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