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에 미래는 있는가 - 잃어버린 희망을 찾아가는 인문학 여정
로제 폴 드루아.모니크 아틀랑 지음, 김세은 옮김 / 미래의창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희망은 본래 있다고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위에 난 길과 같다.

사실 지상에는 원래 길이 없었다.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이 되는 것이다  (루쉰)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고 노무현 대통령 묘지명)

 

 

유명한 두 말 모두, 희망은 있다는 결론이다.

다만, 희망은 거저 주어지지 않고 깨어있는 시민이 되기 위하여 애써야 하고,

그 시민들이 조직적으로 힘써야 한다는 결론이다.

 

이 책은 프랑스인이 쓴 것인데, 희망에 대하여 학술적으로 전개하고 있어 조금은 지루하다.

그렇지만 희망에 대하여 독자를 깨어나게 한다.

요즘처럼 혼란한 시대에 읽어보아도 좋을 책이다.

 

희망을 포기하고 버리려는 태도는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303)

지옥에 들어가는 자들이여, 모든 희망을 버려라.(단테, 신곡, 302)

최후의 인간은 역사의 최후에 살기를 꿈꾼다.

야망도 희망도 없다.

'이래봤자 무슨 소용이 있는가?'를 되풀이하고,

평온하고 행복하게 만사를 유지하려 한다.(니체, 최후의 인간, 149)

 

이 엄정한 시국에 우리반 아이가 페북에 글을 올렸다.

출처를 모르고 읽었을 때는, 아~ 아무리 가르쳐도 소용 없구나. ㅠㅜ 했는데,

아이가 쓴 것이 아니고 이완용의 말임을 알고는 안도의 숨이 나왔다.

 

 

불순한 여론을 조장하는 나쁜 언론의 주장과 같다.

독재자들의 이론과 같다.

그들의 공통점은 '희망'따위 믿지 말고, 너나 잘해~ 이다.

그들에게 금자씨의 한마디를 날려야겠다.

 

정치 지도층의 시선은 일주의 단위의 여론조사 결과에만 고정.

멀리 내다보고 장기적 전망을 구상해야할 지평선에도

차기 선거와 몇 달에 관한 계획 뿐이다.

사이비 점술가인 양, 차기에 자신이 집권하면 모든 일이 다 실현될 것처럼 호언장담(146, 희망과 행동은 하나다)

 

사이비 점술가에서 웃음이 ㅋㅋ 나왔다.

그래. 유럽도 이런데, 한국이야 어련하랴.

한 번도 제대로 국가를 굴려본 적 없는 한국이니...

한국이야말로 희망과 행동은 하나로 굴러가야 한다.

 

이 책의 시작은 역시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그 버전이 여러 가지여서 '희망은 양면성'을 가진다고 한다.

왜 모든 악이 나오는 상자(항아리)에서 마지막에 희망만이 남은 것인가...

희망 역시 죄악과 비루함의 한 종류란 말이 아닐까?

아니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져야 한단 말인가.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은 마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그 순간을 보는 것 같다.

대통령의 무능과 짝지은 마녀의 탄생,

그 마녀를 뒤에서 조종하는 <내부자들 - 언론, 검찰 내지 검찰 출신의 정치가들>과

권력의 힘에 의해 돌아가는 언론의 '프레임'과

국민의 경제를 도탄에 빠트렸음에도, 웃고 있는 대재벌들의 비상식적 성과금 놀이와,

노조를 압살하고 일용직의 죽음을 방기하는 현실과,

세월호에 빠져 죽은 삼백의 영혼들을 천도재와 연결되도록, 내지는 부정선거 막음용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그런 국정원의 온갖 조작과 진실에 대한 호도, 조사에 대한 방해와,

여론인 양 호도하려 청와대에서 조작했을 것이 당연한 어버이집단, 엄마집단이라는

또 국정원으로 연결되는 일베라는 집단의 파렴치한 행위들을

'논란'이라고 싣는 기레기들이 추악한 방송사들, 종편사들, 신문사들...

28일 출석해도 실력이 형편없음에도 국대로 금메달을 목에 걸고(다른 선수들의 덕으로 종합 금메달일 뿐인 쓰레기)

이화여대에 가서 교수를 뺨치고, 부모를 욕하라고 국민을 모욕시킨,

최순실과 꼭 닮았지만 그녀의 딸인지, 그녀의 여동생(아버지가 같은)인지 알 수 없는

스무살이라는데, 아이도 낳았다는데, 얼굴은 숙녀티가 팍팍 나는 어떤 여자의 뉴스와,

취업 지옥을 뚫으려, 공부 잘하는 고교생도 자퇴하고 공시족으로 뛰어드는 헬 조선.

세계에서 가장 자살률이 높고, 노인 빈곤이 높고, 청소년 자살이 높고,

폐지 노인이 다니는 나라이고, 교통사고가 높고, 가장이 퇴근하지 못하는 지수가 높고,

남녀 불평등이 최대로 높고, 쓸데없는 공부에 들이는 사교육비가 높고,

결혼을 못하고, 집도 못 사고, 아이도 못 낳고, 희망도 못 가지는 N포 세대를 방출하는 나라...

 

하아......

헬 조선이라는 말에서는,

희망이 없다는 말이 담겨 있다.

 

'오디세우스'의 페넬로페를 예로 들어 희망을 간직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한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낮에는 베를 짜고 밤에는 풀기를 날마다 반복했다.

요컨대 그녀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희망의 불확실한 측면을 지키고 견뎌냈으며

이처럼 역설적인 행동을 통해 희망을 간직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호기로운 여성.(155)

 

희망은 원래 있는 것이 아니다.

의지를 가지고 행동할 때, 비로소 희망은 생길 수도 있는 가능태일 것이다.

 

다행히 썩지 않은 '참언론인' 손석희가 우리 곁에 있었고,

최순실을 몰래 들여와 마치 세월호 선장과 같이 해경 아파트에서 입을 맞추기 위해

고급 호텔에서 쉬게 하려는 권력자들에 맞서,

즉시 수사하라고 촉구하는 정의당이 있어 희망은 아직도 촛불처럼 약하게 타오르고 있음을 느낀다.

 

헬~ 로 불리우는 이 나라에,

대~한 민국이라는 자부심은 어디로 가고,

이완용이 팔아먹은 '조선'을 붙여 자조적으로 부르는 '헬 조선'에도 봄이 올 것인가?

 

나로부터 희망이 비롯되지 않고서는 다시 캄캄한 어둠과

냉혹한 겨울이, 견고한 얼음처럼 도래할 것이다.

 

상하가 모두 '곤'으로 이루어진 '곤위지' 괘의 초효가 '이상견빙지'이다.

여섯 효가 모두 '음'인데,

그 첫번째 효의 의미는 얼마나 캄캄하겠는가.

 

서리가 내리면 (장차) 단단한 얼음이 올 것이다...

가장 희망이 없는 괘의 좌절과 절망이 아닐까?

 

지금이야말로 지뢰복의 첫 효처럼,

앞으로 희망의 단초가 되는 시점이라고 마음을 다스려보아야겠다.

 

지뢰복의 초구 효사는 '머지않아 회복될 것이다'이니 희망으로서는 제격이다.

 

희망을 품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지루함을 이겨내고 읽어봄 직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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