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 있으시죠? - 김제동과 나, 우리들의 이야기
김제동 지음 / 나무의마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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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상식적이고, 다만 따뜻한 사람의 위로...

 

그의 이야기는 지극히 올곧다.

몰상식과 파렴치로 칠갑한 정권이 집권하고 있다 보니,

상식은 '좌파'로 몰리거나 '좌빨', '종북'으로 둔갑하는 색깔론으로 몰아대지만,

이제 그런 것이 통하는 시대는 좀 지난 듯 싶다.

 

너는 너의 상처보다 크다.(54)

 

상처로 아파하는 이에게 이런 위로라면 얼마나 다사로울까.

유럽에서는 <노블리스 오블리주>라는 게 있단다.

귀족들이 의무를 다하는 모습.

조선과 한국의 현대사에서는 <넌-노블리스 오블리주>로 가득하다.

 

어떤 감정이 찾아오든

당신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잘 재우고, 잘 쉬게 해줘라.

오면 맞이하고 가면 잡지 마라.

그 감정을 거부하거나 문 앞에 세워놓고 싸우면 그 아이가 안 가니...(118)

 

현대의 노블해야 할 그들은 추악하다.

구린내가 썩은 도를 지나쳐 진동을 한다.

이제 떵은 치울 때가 되었다.

 

세월호를 같이 아파하고,

구의역을 같이 아파하고,

농민의 죽음을 같이 아파하면 노블한 것들이 짖어댄다.

 

강자를 조롱하는 것은 풍자이고

약자를 조롱하는 것은 폭력이다.(134)

 

당연한 말이지만, 풍자는 더러운 시대에 억압받게 마련이다.

그래도 김제동이 '방탄복'을 입고 잘 견디기 바란다.

좋은 날도 오리니...

 

저에게 자꾸 정치얘기 그만하라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사실 그분들이 가장 정치적입니다.(136)

 

이게 사회학자 랑시에르가 한 말이다.

그들은 <치안>을 이야기한다. <정치적인 것>을 그만두라 한다.

구린 구석이 있어서 그렇다.

중립을 이야기하는 새끼들은 늘 편파적이고 치우친 넘들이라 그렇다.

그러자면 세월호를 같이 울어준 교황이 종북이고 좌빨이다.

 

노 대통령 노제 참석을 두고...

 

내가 살아있는 놈이라 간사해서

내 이미지, 내 앞길을 염려하는 구나.

그래서 그저 온 마음을 다해 보내드리자는 딱 한 가지 생각으로 노제 사회를 보았습니다.(166)

 

그는 지극히 상식적인 청년이다.

다만 욕하는 자들이 몰상식과 파렴치임을 증명하는 것.

 

템플 스테이 경험담 중,

왜 맛있게 드세요 대신 맛보아 주세요~라고 하나요?

음식을 만드는 건 우리의 몫이고

맛이 있느냐 없느냐 판단하는 건 여러분의 몫이어서

강요하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260)

 

겸손함을 아는 친구다.

 

양심의 소리는

어떤 상황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내가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인간적 존엄과 가치를 실현할 수 없다고 생각될 절박한 소리.(332)

 

이 구절은 외우고 써야겠다.

대법원의 판단이라 한다. 양심의 소리에 대한.

 

나는 겁 안 나는 줄 압니까.

내 억수로 겁납니다.

그래도 죽을 때 이런 이야기 안 하면 쪽팔릴 거 같아서 그렇습니다.(336)

 

사드가 외부 세력이다.

멋진 강의다.

 

두루두루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가지면 좋겠다.

중요한 시기니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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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1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6-10-22 18:29   좋아요 0 | URL
네 날마다 분노 게이지만 높이는 정치 행태를 보면서 이 나라의 앞날이 있나 싶습니다만,
썩은 지배층을 대신해서 싸워왔던 역사는 반복되는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