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김호영 옮김 / 열린책들 / 1999년 5월
평점 :
절판


좋은 친구 이야기가 많다.

백아와 종자기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지음이란 말이 거기서 나왔다고 한다.

지난 겨울 상담 공부를 하는데, 지금 자기의 상황을 색종이나 색연필로 그린 다음에 설명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나와 가까운 사람들을 그리는데... 친구가 없었다.

 

내가 살면서 정말 친했던 친구가 있었다.

지금은 카자흐스탄이란 낯선 땅에서 한국어도 모르는 고려인 여인과 함께 살고 있다.

이제 연락하기도 어렵다.

또 한 선배는 하늘 나라로 갔다.

 

난 친구는 함께 있어도 지루하지 않고, 서로 의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게 그런 친구는 아내밖에 없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을 만나보아도, 서로 먼 마음만 확인하게 된다.

 

이 책엔 얼굴 빨개지는 아이와 재채기하는 아이가 서로 지루하지 않은 친구가 되어 준다.

그런 친구를 사귀어 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어색하게 있는 자리가 얼마나 고역인지 안다.

술을 마셔야만 헤헤거리면서 나를 잃고 있을 수 있는 거친 자리들.

세상을 살다가 좋은 친구를 만나게도 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그 친구와 헤어져 외롭게 살아가게 마련이다.

 

재채기하는 라토와 얼굴 빨개지는 마르슬랭 까이유처럼 다시 만나 서로 지루하지 않게 앉아있을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나도 그렇게 보면 아내를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다. 지루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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