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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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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이 수천 명의 조선 반도 출신 사람들을 말살...

조선 반도를 무력으로 식민 지배한 것이 당시의 일본인들에게는 켕기는 구석이었던 탓에,

보복이 있을 수 있다는 공포가 오히려 흉폭함으로...(171)

 

대량 학살이라고 하면 보통 '멸절 수용소'로 알려진 나치 수용소를 들먹이기 쉬운데,

이 작가는 조선 반도인들에 대한 관동대지진 직후 학살을 들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학자 중 한 명을 한국인으로 상정한 것도 동반자적 입장을 강조하려는 의도인 듯 보였다.

 

문제적 존재가 태어난다.

그 존재를 멸절시키기 위해 미국이라는 나라는 용병을 파견하지만...

문제적 존재들은 미국을 혼란의 도가니로 만들어 버린다.

 

살육 병기의 개발은

적을 보다 간단하게 대량의 희생자를 내느냐에 주안점을 두고 있고,

미국의 경우

이건 나라의 기간산업 중에 하나가 되었어.

그래서 전쟁이 사라지지 않는 거야.(255)

 

작가의 스토리도 흥미롭지만, 그의 세계관도 곳곳에서 읽을 수 있다.

 

이 세상에,

인간은 지옥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천국이 아니라.(377)

 

아프리카의 한 마을에서 벌어진 살육전을 그리며

작가는 인간이 지옥도를 그린다고 말한다.

 

전 세계에 보급되어 있는 미제 OS에는

미국 첩보기관으로 통하는 '뒷문'이 만들어져 있다.(409)

 

이런 것도 작가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무서운 것은 지력이 아니고, 하물며 무력도 아닙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그것을 사용하는 이의 인격입니다.(415)

 

원로의 이야기이다.

한국에 THAAD - 종말단계 고고도 미사일을 배치하는 일이 두려운 것은

그것을 사용하는 이들의 인격이 땅바닥이기 때문이다.

 

군산 복합체의 중심에 있다 보면

지배논리란 것이 굉장히 단순하다는 사실에 놀라고는 했다.

공포였다.

전쟁으로 돈을 벌고 싶은 정책 결정자는

달느 나라의 위협을 과장하여 국민에게 크게 퍼뜨리기만 하면 됐다.

판단의 근거를 국가 기밀이란 벽으로 감춰버리면

매스컴도 확인 없이 이 위협론에 올라탔다.

그저 그것만으로 막대한 자금이 세금에서 국방예산으로 흘러들어

군수기업 경영자들에게 갈 대가가 순식간에 뛰어올랐다.(462)

 

청와대가 하는 일을 고대로 적고 있다.

 

피난민이 된 현지 여성에게

성적학대를 하기로 악명 높은 평화유지군.(492)

 

평화라는 이름으로 자행하는 일들이 폭력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국이 하면 평화를 위한 전쟁이고, 약자들이 하면 폭력집단이 된다는...

 

전지전능한 존재를 꿈꾸며

이교도를 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호모사피엔스에게 널리 보이는 습성.

신은 회개했다고 말하기만 하면 대학살의 죄악도 사라지게 해 주는 편리한 존재.(506)

 

이 책은 단순히 스릴러물로 읽어도 좋지만,

세계관을 넓히기 위한 책으로도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마지막 페이지에 적힌 약 40권의 참고 서적은

이 책이 단순한 장르소설이 아니라는 것을 웅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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