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여행
가쿠다 미츠요 지음, 김난주 옮김 / 해냄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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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처음 아빠를 만났을 때도 아마 저랬을 거야.

많은 사람들 속에서 혼자만 유독 반짝거렸겠지.

그 자리에 서서 언제까지고 바보처럼 손을 흔드는 그 남자가 나는 정말 좋았다.(164)

 

아빠도 한때는 그런 존재였음을 깨닫기 위해,

아빠와 딸은 납치여행을 떠난다.

 

그래 네 말대로 아빠는 형편없는 어른이다.

하지만 내가 형편없는 어른이 된 것은

그 누구의 탓도 아니고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

그러니까 네가 형편없는 인간이 된다면 그건 다 네 책임이고 네 발못이야.

아빠나 엄마 탓이 아니라구.

아빠가 아무리 무책임하고 쓸모없는 인간이라도,

네가 형편없는 어른이 되는 건 다른 사람 탓이 아니라구.(160)

 

아빠가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대화를 얻게 되었다.

이해는 시간의 골을 타고 흐른다.

 

뎔들 사이에 떠있는 우리는 서로가 만나기 전의,

부모 자식도 아니고 아는 사이도 아닌

그저 뿔뿔이 흩어진 하나의 덩어리로 둥실 떠 있는...

서로의 존재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채로...(134)

 

부모 자식간이라고 특별한 인연은 아니다.

우연히 이 행성에서 엮인 인연.

 

그 중요함의 없어짐에 대한 이야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짧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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