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브 디거 밀리언셀러 클럽 66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전새롬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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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무엇보다, 야기미라는 인물, 매력적이다.

무식해서 컴퓨터 용어도 못 알아듣고,

기껏해야 사기나 쳐먹는 인물이지만,

아이들의 오디션 사기를 친 죄책감인지,

골수를 기증하기로 하여 '도너'가 되고, 마침 골수를 기증하게 된다.

 

그런데 이때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하는데,

온갖 스펙터클 스릴이 시작된다.

 

악당이지만 참 이쁘다.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뺀들거리는 정치가들보다 훨씬 인간적이다.

 

"현재 상황과 다르면 모조리 적,

바꿔 말하면 이단."

그 징후는 이미 지금의 사회에서 간파할 수 있다.

국정원이 극우나 극좌 등의 사상단체뿐 아니라 시민 옴부즈맨이나 언론 단체

나아가 교원 조합에까지 감시의 눈을 번득이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사형 폐지, 일장기 반대, 원자력 반대,

무엇이건간에 현실을 바꾸려는 자들을 모두 적으로 간주한다.

민주주의 국가의 그늘에서 꾸물대는 마녀재판의 논리,

현대 사회의 이단 심문 제도.(279)

 

권력의 부패라는 구조에서 비롯된 범죄라는 것도 섬뜩하다.

한국의 '내부자들'과 그 구조는 다르지 않다.

아주 기분나쁘다.

 

현 체제 속에서 권력자의 범죄행위에 가담한 경우,

이를 추궁하는 행위마저 반체제의 딱지가 붙어 조사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권력 기구는 비리를 추궁하는 손에서 벗어나

부패의 길을 곧장 달려간다.

구정물을 좋아하는 시궁쥐의 세계가 자연 정화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288)

 

인사 청문회마저 무시하는 장관 내정자나 여당의 행패를 보면,

남의 이야기 같지 않다.

 

권력자로 등장하는 어둠의 인물들이

누군가에 의하여 '급성 심부전'으로 제거되는 <구조>는 더 무섭다.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소설.

논스톱 서스펜스란 말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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