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한 당신 - 뜨겁게 우리를 흔든, 가만한 서른다섯 명의 부고 가만한 당신
최윤필 지음 / 마음산책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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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oonamgod/220380397508

 

스텔라 영의 TED 영상이다.

 

나는 이 세상에 잘 살려고 왔지,

오래 살려고 온 게 아니야.(31)

문제는 우리의 장애가 아니라

장애를 바라보는 당신들의 방식(38)

 

1982-2014. 스텔라 영이 살아온 시절이다.

32세의 삶을 살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부끄러웠고,

나이든 것이 마음편해졌다.

이제 겁낼 것 없이 살아야겠다.

 

니키 콰스니는 난소암을 앓고 심장마비가 오자,

동성 애인을 법적 부부로 인정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한다.

 

사망후 유산과 연금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거였다.(71)

 

그 역시 1976-2015, 39세의 나이에 죽었다.

 

바버라 아몬드는 심리학자이다.

 

행복과 불행은 능력의 적고 많음보다

의욕(욕심)의 많고 적음에 더 자주 영향을 받는다.

능력은 결핍일 때 문제가 되지만,

의욕은 과잉일 때 더 자주 말썽을 빚고,

능력은 충분할 때가 드물고, 의욕은 적당할 때가 드물다.

그 간극이 커지면 자신도 주변도 불행해진다.

모성이 놓인 자리가 거기일 것이다.(53)

 

능력과 의욕의 다다익선에 맞춰진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책을 냈다.

그는 78세를 살았다.

 

에이즈 연구자 요세프 랑에.

 

가난한 이들을 죽이는 수많은 질병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것은 나쁜 정부다.

나쁜 정부와 리더십 부재.(267)

 

약이 있음에도 에이즈로 죽어가고,

식량이 있음에도 기아로 죽어가는 현실.

그것이 '정부'와 '국가' 때문이라고 말해야하는 연구자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불치, 말기 환자의 스스로 죽을 권리와 조력자살 합법화.

이를 위해 투쟁한 엘리자베스 리비 윌슨도 있다.

낙태를 합법화하기 위한 노력도 했다.

 

나는 윤리적 관점에서

내 입장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한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건,

왜 그들은 내 생각을 짓밟으려고만 하느냐는 거다.

사람은 삶을 어떻게 끝맺을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337)

 

낙태도 살인이다. 그러나, 낙태 금지로 인한 사생아의 삶과 산모의 고통은 또 무엇인가.

말기 환자의 인권에 대하여 왜 그리도 단호한가.

나는 그의 입장에 단호히 찬성한다.

 

매년 5월 26일은 호주 의회가 정한

'국가 사과의 날'이다.

호주의 백인 정부는 백인과 원주민 사이의 아이들을 강탈하여

집단시설에 수용한 뒤 결혼과 교육과 노동으로 원주민으로서의 정체성을 탈색하고 백인화 했다.(197)

국가 유괴로 10만명의 아이들이 끌려갔고 언어와 종교와 관습과 핏줄은 '도둑맞은 세대'가 되었다.

 

2000년 시드니 월드컵을 앞두고 국가가 사과한 것이다.

국가 사죄 기금도 만들었다.

 

모르던 이름들이 죽어갔다.

그것을 보면서 작가는 유명하지 않지만,

열심히 살아갔던 이름들을 호명한다.

그들은 인간의 다양한 권리를 위해 투쟁하며 살아갔다.

 

그런 투쟁을 읽는 일은 유의미하다.

이 책은 그래서 별 열 개도 모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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