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트 니어링의 희망
스코트 니어링 지음, 김라합 옮김 / 보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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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The Conscience of a Radical 이다. '근본주의자의 양심' 정도일까?

그는 자신을 '근본주의자 radical'라고 칭한다.
끊임없이 선을 택하고 그 길을 따라가는 조화로운 삶은 결코 안정되지도, 안전하지도, 편하지도 않다.
조화로운 삶에는 끝이라는 것이 없다.
조화로운 삶은 한 계단 한 계단이 다음 계단으로 이어지는 계단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빼는 것이 아니라 더하는 것이며,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늘어나는 것이다.
파괴가 아니라 건설이며 소멸이 아니라 창조이다.

이런 맥락에서 근본주의자들은 좋은 것을 선택하고, 그것을 생활에서 실현하려고 노력한다.

여기 비해 <자유주의자>들은 조금 나쁜 것을 선택하고 그것을 꾸며서 좋게 보이게 한다.
<보수주의자>들은 나쁜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다.
<반동주의자>들은 모든 사람에게 나쁜 것을 강요하고 싶어한다.
<근본주의자>들은 해로운 것, 불리한 것을 거부한다.

이런 점에서 그의 근본주의는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남들이 환경을 이야기하기 전에 그는 이미 환경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것은 좋은 것을 선택하게 되면 필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이 기준은 참 명확한 듯 하다.
요즘 한국 정부에서 '자유주의자'들이란 자들이 범하는 일들을 보면 해괴하기 짝이 없다.
그들은 오히려 '보수주의자'에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그것은 나쁜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다는 기준에 부합한다.
FTA 같은 것을 받아들이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기준. 미국 쌀이 들어와도 아무렇지도 않은 정부...

조화로운 근본주의자의 삶은 <몸과 마음과 정신과 영혼>이 제 구실을 하는 삶이다.
주변에서 유행하는 웰빙이란 말에는 분명히 이 네 가지 요소가 다 들어가야 하는 것인데도, 유난히 육신의 웰빙에만 제한적으로 쓰이는 듯 하다. '마음과 정신과 영혼'은 극도로 배드-빙으로 치닫고 있는 듯 한데 말이다.

근본주의자로서 그는 <부르주아 세계>의 핵심을 '재산, 착취, 특권, 권력'이란 네 낱말에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본다.

이미 수십 년 전에 적은 글이지만, 마치 오늘날의 미국이란 패권주의 보스 국가를 비판하는 듯한 그의 글을 읽노라면, 서늘한 선비정신이 느껴진다.

앞으로, 자유주의자란 말, 함부로 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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