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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ㅣ 만화로 읽는 불멸의 고전 2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평점 :
레프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만화로 읽으니 쉽기는 한데,
그 도저한 역사의 흐름을 느끼며 읽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깊이 푹 파묻힐 수 있는 의자에 앉아서,
졸다 깨다 하면서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를 읽고 싶다.
안드레이가 전쟁터에서 쓰러지면서 본 하늘은 참 아릅다웠다.
하늘은 어쩌면 저렇게 조용하고 평화로우며 엄숙할까.
전에는 왜 저 무한한 하늘을 보지 못했던 것일까.
하지만 이제라도 알게 되니 얼마나 기쁜다.
그래, 저 하늘 외에는 모든 게 허망하고,
모든 게 거짓이다.
하지만 저 하늘마저도 존재하지 않아.
아무 것도 없어.
단지 정적과 평안만이 있을 뿐.(23)
만화의 선들과 색에서도 전쟁터의 우울이 묻어난다.
감옥에서 플라톤을 만나는 피에르.
피에르가 보기에 이 사내는 순박함과 진실의 체현이었다.
그는 신이 주는 모든 것을 감사하게 받아들였다.
사람들에게 명령하는 법이 없었고,
지난 일들을 곱씹지도 않았다.
이런 순박함 덕에 그는 우주 전체와 연결되어 있었다.
사실 전에 했던 말과 정반대되는 말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두 말은 제각각 진실이었다.(87)
삶의 지혜라고 할 만한 것들이 어떤 것일지,
틈틈이 읽을 수 있다.
이 시리즈가 나쁘지는 않지만,
워낙 장편이고 대하물들이어서 '전쟁과 평화'나 '돈 키호테'를 대출할 염을 내기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