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계 최초 잡놈 김어준 평전
김용민 지음, 고성미 사진 / 인터하우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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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를 가장 많이 닮은 남자,

김어준이 생각난다.

 

쫄지마, 씨바~

 

이 한 마디가 김어준 최대의 역작이 아닐까 싶다.

은하계 최초 잡놈 김어준... 이라는 제목으로 김용민이 글을 썼다.

역시, 김용민 글은 좀 재미가 없다.

지승호한테 부탁하지 그랬나.

 

김어준은 진보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른생활 사나이도 아니다.

언제나 굵직한 담배를 물고 있고,

수염도 머리도 너저분하다.

그렇지만, 의리의 상징, 검은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것이 멋지다.

 

보통 평전은 한 인물이 죽고 나서 그의 생을 평가하는 것이 맞지만,

김어준의 평전이란 것은,

그 인물의 개성을 쓰기보다는,

그가 뜨겁게 살아온 최근 몇 년의 한국 지형도를 보여주기 위한 책이 아닌가 싶다.

 

촛불집회를 짓밟고,

용산 참사, 쌍차의 비극,

그리고 전대미문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참사...

이런 슬픈 나날들을 살아내면서,

2008년 2월, 무너져내리던 숭례문을 보는 듯한 가슴으로 살았던 이들에게

나꼼수는 생명수처럼 세상을 짚어주는 혜안이 아니었을까?

 

꼼꼼하신 그분의 구속을 예견한 것과는 달리,

국정원의 개입으로 인한 부정선거로 그녀가 당선되고,

그녀는 여행을 다니며 옷을 맞출 뿐이고...

세월호로 상징되는 한 시대가 그저 흐르고 흐를 뿐이다.

 

김어준이 자신을 믿는 나름의 방식,

자기보다 잘난 사람 만나면 꼬리를 내려야 하는 상대적 자신감보다

다른사람들과 상관없이 자신만의 자산을 정확하게 평가해서 그것에 만족하는

절대적 자신감이 중요하다는 것.(22)

 

글쎄. 김어준이 대학 시절부터 이런 것을 갖추고 있었다기보다는,

여행을 다니고, 사업을 하면서 절대적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는 대단히 편파적이다.

그러나 편파적이 되는 과정은 대단히 공정하다.(125)

 

이런 말을 했다는데,

사랑은 편파적인 것이다.

너만 사랑하는 것이 사랑이지,

너도 사랑해, 너조차 사랑해...는 사랑이 아니다.

혼인빙자간음에 불과하다.

 

김어준은 그런 점에서 명쾌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의 과거를 어떻게 폄훼하든,

서울대 나온 진중권이 어떻게 그를 까든 간에,

김어준의 '나꼼수'는 어둡던 한 시대,

이 도저한 미디어의 시대에 '팟캐스트'라는 골방 문화로써

작은 등불을 밝혔다는 공로가 인정되어야 한다.

 

민주주의가 짓밟히는 캄캄한 밤중에는

민주주의를 끌어안은 가녀린 팔이 온갖 언사로 억압받는다.

그 시대에 나꼼수나 파파이스 같은 방송을 통해

언론의 역할에 큰 액센트를 찍은 사람으로 기록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엔, 이책은 지나치게 난삽하다.

시대 순으로 나열되어 있는 듯 하지만,

정리가 덜 된 느낌이 크다.

 

박원순을 서울 시장으로 만드는 데도 큰 기여를 했고,

문재인 후보의 장점을 알리는 데도 일정 역할을 했다.

 

이제 그의 행보는 어떨지 궁금했는데,

이 책의 마침표는... 과거의 한 시점에 머무는 것이 아쉽다.

 

아직 젊은 나이인 김어준이, 주진우가, 김용민이,

그리고 깔때기 정봉주가 자기 자리에서 잘 살고 있어서 다행이다.

 

매끄러운 말로 멋드러지게 치장된 평전을 읽어야만 심장이 뛰는 것은 아니다.

숱한 시간을 그들의 낄낄거림을 들으며

분노하고, 외롭지 않다고 다짐하던 사람이라면,

그들의 글들을 읽으며,

또다시 뜨거워질 2017년을 준비할 채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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