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주운 한자
김동돈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 세대는 학교에서 한자를 배우기 이전에

신문이나 간판에서 한자를 먼저 접했을 것이다.

신문에 실린 이름자 같은 것은 기본 상용 한자와도 무관한 것이어서

아주 드문 벽자도 가끔 만날 수 있었다.

중학교 들어가면서 한자를 배우고

고등학교에서도 한문 교육을 접한 경험이 있다.

 

시대가 변해서 순한글 신문으로 변했고,

인터넷에서는 한자를 별로 만날 일이 없다.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있는 판국에 한자로 이름 구별할 일은 더더욱 없을 듯 싶다.

 

그렇지만, 우리말의 절반 이상이 한자어에 어원을 두고 있고,

이천 년 동안 우리 양반 문화는 한문을 중심으로 한 쓰기 생활을 해왔다.

과거제 역시 한문으로 문장 짓기가 기본이었다.

 

국문과 학생들조차도 한문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보면,

한문 자료는 급격히 멀어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한문을 알아야 중국어, 일본어와도 통한다는 실용주의자와도 생각이 다르고,

조선일보나 한문급수 시험처럼 줄세우기 교육과도 거리가 멀지만,

한국 문화를 이어받는 국어 과목에서는

반드시 한문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 책은 한자가 널려있는 주변 환경을 사진으로 찍고

그 한자들을 상세하게 설명한 것이 특징이다.

 

한문에는 어느정도 자신이 있는 나도 처음 본 글자들도 있지만 (부억 조 자는 이 책에서 첨 봤다.)

글자 풀이도 읽다 보면 재미가 있다.

 

뒷부분으로 가면서 한자어 수준을 넘어 한문 문장도 풀이하고 있는데,

동양 사상과도 깊은 연관을 지어가며 쓰고 있어 좋았다.

 

아쉬운 점이라면 춘하추동의 형식을 갖춘 것에 비해

내용이 심화되는 방향이 아니라는 것 정도인데,

한자 - 한자어 - 한문 - 한문문학 같은 것으로 좀 확산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면,

그리고 각 챕터도 너무 평이한 짜임으로 되어있는 것을

한자어는 허벅지에 써보고 ㅋ

한문은 풀이 순서나 이런 것을 좀 활용해 보고,

한문 문학에 가서 심오한 사상적 배경과 논의를 함께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어쨌든,

자신이 공부해오는 바를 이렇게 책으로 묶는 일은 여간 정성으로는 해내기 힘든 것인데,

더 재미있고 깊이있는 책을 낼 수 있는 내공이 있는 작가인 듯 싶다.

 

건필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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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1 1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31 15: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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