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폭한 독서 - 서평가를 살린 위대한 이야기들
금정연 지음 / 마음산책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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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연의 프레시안에 연재한 글들이었다 하는데,

쉬이 읽을 염도 내기 힘든 고전들에 손을 댄 용기가 가상하다.

 

가르강튀아나 팡타그뤼엘 같은 이름을 듣고 손대기 쉽지 않고,

돈 키호테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의 글을 읽노라면,

난폭해서 자상하지도 않은 서평인데, ㅋ

궁금해지고 더 그 책을 읽고 싶어진다.

 

금정연만큼만 읽는다면 ㅋ 하고 용기를 낼 수 있게 된다.

 

나는 기어코 그 사회와 점점 더 격리된 상태에서밖에

살지 못하게 운명 지어져 있었단 말인가.(레비스트로스, 107)

 

김수영이 '나는 왜 이렇게 작으냐'고 한탄했던 것처럼,

인간의 본질을 파헤치는 일은 무망한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생각을 한다.

인간은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인과적으로 필연적으로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인간이 등장한다고 하는 것은

문학이 다루는 내용이 아니다.

 

고전이라는 문학들이 탐구하는 하나의 과제는

'인간이란 무엇인가'이고,

그 결과 드러나는 인간의 면모는,

추하고 비논리적이고 폭력적이고 악의적인 의도로 가득한 존재이며,

드디어 도달한 카프카의 '성'과 '심문'에서처럼,

도대체 설명할 길 없는 날마다를 부조리하게 살아가야 하는 존재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고전이란 것들은

다들 아는 이야기지만, 다들 읽지 않은 이야기라 한다.

 

금정연처럼 용기를 가지고,

그 '다들 읽지 않은 이야기'에 도전해 보는 돈 키호테가 있어,

비록 불타고 불타는 속에서도 '로망'은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독서가들의 로망이라면,

역시 무한한 시간을 누리면서

고전을 쌓아 두고 읽어내고 싶은 욕심이 있을 것인데,

금정연의 이 재기발랄한 난폭함은,

그 욕심에 용기를 넣어주기에 좋은 책이다.

 

금정연,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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