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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언제나 광속 - 시 한 수, 그림 한 장
김주대 지음 / 현암사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바람이 불 때
꽃은 너무도 불안하여 그만 예뻐져 버렸다(이유)
이 책은 독특하다.
수묵화들이 강렬하다.
재주보다는 생각이 승한데
사고의 전환도 새롭다.
달의 지평선에
지구가 뜨면
어느 날
나는 거기 있을 것이다(꿈)
그림 공부하는 사람들이
참고로 보면 좋을 아이디어들이 가득하다.
입안으로 들어가 허공에 붙은 말을
상처를 감싸며 자란다
시간의 묽은 막이 둥글게 쌓이고
허공이 아물어 무게를 가질 때
크고 아름다운 말은 낮고 은은히 온다(진주)

어디 먼 곳을 바람만 밟고 다니나
바람 속에는 그대 발자국 소리
저녁마다 한짐이네
높이 목숨 걸고 매일 떠나는 그대
언제나 제자리 우네
소리가 눈물처럼 매달리는 저녁마다
까치발을 하고 귀를 대면
허공의 길을 타고 그대는
달그랑달그랑 오네 오시네(풍경)
풍경으로 가득찬 풍경...
글씨와 세상이 따로가 아니다.

누구도 귀기울여주지 않을 때
누구나 마지막엔 하늘에 대고
온몸으로 외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해본다(하늘에 고함)
정치가 올바로 이끌어지지 않을 때,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붓의 선들이 어눌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