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위증 1 - 사건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9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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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저 너머의 조그만 먹구름.

료코는 방금 그것을 보았다.

그러나 아직 멀다. 가까이 다가오리라는 보장도 없다-(83)

 

명랑한 중학생들의 사고도 잘 반영되어 있고,

학생의 사망사고 이후, 학교의 생리고 더이상 잘 드러낼 수 없다 싶을 정도로 생생하다.

어떤 기관이든, 사건에 휘말린 이후에는 조직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지만,

학교는 어린 아이들이 머무르는 곳이고,

그래서 더 방어적으로 대응하게 되는 특성이 있다.

 

미숙함은, 젊음은 모두 같은 약점을 가지고 있다.

기다리지 못한다는 것, 어떤 일을 하면 금방 결과를 보고 싶어한다.

인생이란 곧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교훈은 평균 수명의 절반 이상을 살아보지 않고는 체감할 수 없다.

그리고 진절머리 나는 일이지만

그 교훈이 진실이라는 걸 깨달으려면 아마도 인생 전부를 바쳐야 할 것이다.(302)

 

아~

그렇다.

평균 수명의 절반 이상을 살아보고 나니, 기다림의 의미를 알 듯 싶다.

그리고, 진절머리도 난다.

그렇지만, 미미여사같은 사람도 있어서,

그것을 말로 해주는 책이 있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표정이라는 것은 보통 의식하고 짓지 않는다.

어지간히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거의 반사작용처럼 떠오른다.

호흡과도 비슷하다.(408)

 

사망사고와

사고뭉치들,

그리고 사건을 확산시키는 모기라는 기자와

해결을 향해 나아가는 주인공 료코.

 

흥미진진하고,

아직도 이렇게 두툼한 책이 두 권이나 남아있어 안심이 된다.

 

박진감도 넘치는 1권이었다.

삶에 대한 통찰을 엿볼 수 있는 장르 소설은 흔하지 않다.

그저 사건의 고리를 얽어매기에 급급하기 쉽다.

 

그렇지만,

대가들은 그것을 한다.

이야기의 연결고리마다

삶의 비의를 양념 팍팍 쳐서 버무려 둔다.

그걸 발견하고 못하고는 독자의 몫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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