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
김정선 지음 / 유유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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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을 한글로 적는 일이 백여 년 전만 해도 드물었다.

1919년의 기미독립선언서를 배운 사람이라면,

국한문 혼용체의 말도 안되는 문체에 깜놀했을 것이다.

 

그 백년간, 일제가 조선어 말살을 기도했고,

미제가 남한의 혼을 뒤흔들었다.

그리고 아직도 혼란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우리말의 현실이다.

이오덕 선생님이 아마도 우리글 바로 쓰기의 선구자적 역할을 하셨던 듯 하다.

나도 선생님의 책을 읽다가 일본어 공부까지 하게 되었으니까.

 

이 책은 글쓰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자기도 모르게 많이 쓰는 '-적, -의, 것, -들'과 같은 어휘의 쓰임에 대하여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런 종류를 '적의를 보이는 것들'이라는 재미있는 '업계'의 말로 정리하고 있다.

 

'국수집'이라 적은 국숫집 이야기나

저자의 아내와 메일을 주고받은 이야기는 재미로 넣은 것이기도 한데

그 메일 내용은 좀 말장난이 지나치다.

 

김훈의 말투를 흉내내는 부분도 재미있기는 한데,

문체라는 것은 이유가 있기도 하지만, 그저 흘러나오는 것이기도 하지 않을까?

 

문장에서 '있다'라는 말이나 '시키가' 같은 말도 교정의 대상이 된다.

 

이오덕 선생님의 책이 가진 단점이

작정하고 공부하듯 읽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다 읽어내기 힘들 수도 있는 것인데,

이 책은 일반인들도 수월하게 읽어낼 수 있도록

문장을 잘 골라서 잘 설명하고 있다.

 

그렇지만, 전문적으로 교정의 숙수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사랑을 하든', '사랑하든'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행복한 게 세상일 테고,

아무리 교정자가 붉은 펜으로 교정을 해도

고집스런 작가는 '틀린 곳'조차도 고치기 싫어하는 것이 인지상정일 테니,

이런 책을 읽는다고 나도 내 잡문을 퇴고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아무튼,

좋은 문장의 조건이나

일본어투, 영어투의 문장을 얼마나 자신이 쓰고있는지를 깨닫고 싶은 사람은

술술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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