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외지사 2 - 우리 시대 삶의 고수들
조용헌 지음, 김홍희 사진 / 정신세계원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답은 : 안전빵.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한결같이 이 맛있는 빵을 거부한 삶들이다.


제주도의 도사 할매, 보각심 우바이.

머리카락에 도가 든 것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와, 스스로 진리에 가까이 가려는 수행념이 존경스러워진다. 별것 아닌 것으로 도인입네 하는 사람들에 비하여, 이 할머니와 나눈 대화를 읽고는 좀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이 뭐꼬? 하는 화두 하나로, 칼, 소금, 독버섯, 썩은 음식 모두를 스승으로 삼아, 걸식을 하며 나를 버리는 경험을 느껴본 이.

간혹 믿기 어려운 현상도 이야기하지만, 이 분의 이야기에선 삶의 진실을 읽을 수 있었다.


뗏목을 타고 고대인의 해로를 연구하는 윤명철씨. 역사 전공답게 고대사의 다양한 진실을 온몸으로 탐구하는 정신이 그의 오똑한 콧대만큼이나 두드러진다.

시공을 초월하여 <나를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임을 그는 생애 전체로 보여준다.

불기운이 가득하여 물로 사주를 씻는다는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찬가지로 불기운으로 가득한 내 사주와 이름을 무엇으로 가라앉힐는지...를 생각한다.

역시 생각을 내는 것만으론 안 되겠다.

보각심 우바이마냥 짓찧는 수행이라도 나서야 할라더냐?


화산파 수행자의 이야기도 들어둘 만하다.

수도는 역행의 길이란 그의 이야기에서, 상투를 위로 트는 질문을 하자, <수련은 역행이다. 수행이란 거슬러 올라간다는 의미다. 사람이 나고 죽는 것이 순행이라면, 선도의 수련은 여기 반기를 들고 불사의 경지에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란다.


평생을 지리산 실상사 앞에서 발우 파신 할아버지의 한 마디는 방외지사의 본령을 보여 준다.

세상사 어지간히 하고, 보름달이 뜰 때면 우리 토굴에 놀러와서 달이나 봅시다.

 

달이 떠 있는데, 달을 못 보고, 차를 따라 줘도 차를 마실 줄 모르는 어리석은 내게,

달을 보라고, 차나 한잔 마시라고... 하는 말씀들을 잘 들었다.

 

이 책의 우스운 실수 : 127쪽, 15-20km짜리 배낭. ㅋㅋㅋ kg을 km로 쓰다니. 좀 웃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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