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문답 - 시대의 이상과 운명에 답한 조선의 자화상
이종수 지음 / 생각정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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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의 꿈을 그리던 안견의 붓에서 시작된 조선의 그림

치열한 이념의 시대를 기록한 무명 화원의 손을 거쳐,

진지하게 자아를 성찰한 윤두서의 독백으로 이어지고,

진경의 산위에서 일상의 풍경을 그려낸 김홍도의 절정을 넘어,

아름다움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미감을 이야기한 조희룡을 지난 후

근대와 전통의 갈림길, 조선의 꿈을 되돌아보던 장승업의 회고.(에필로그)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이면서

수업의 형식이 많이 바뀌게 된다.

 

작품을 분석하고, 주제를 알려주는 일은 문제집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작품의 배경을 이야기로 들려주거나,

시어의 쓰임이 이치에 닿지 않지만,

그래서 더욱 강조되는 삶의 의지 같은 것들을 들려줄 수 있게 된다.

 

조선의 역사도, 그림도 이 책에서는 이야기가 된다.

그것이 연륜이 쌓이면서 붙는 실력이 아닐까 한다.

 

세조의 동생 안평대군과 몽유도원도.

이런 것을 역사로 읽으면 무슨 재미일 것인가.

마치 드라마를 보듯, 안평대군과 안견의 실상이 오롯이 살아오르게 적는 글이

시대 속에서 그런 그림이 가진 의미를 감상하는 힘이 돋아나게 한다.

 

작가가 더 많은 작품들에 공을 들여 품을 팔아주면 좋겠다.

한 시대를 요약한 정신을 그림에서 읽어내는 일.

헛되다면 헛된 일이지만,

김홍도의 밝은달 떠오른 성긴 숲의 모습에서,

우리 살아가는 모습의 피폐함과 만월의 그윽함을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책. 드물 것이다.

 

 

 

 

56. 계유정란... 계유년에 '어지러운 난'을 '평안하게 평정'했다는 세조를 칭찬하는 말이다. <계유정난>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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