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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외지사 1 - 우리 시대 삶의 고수들
조용헌 지음, 김홍희 사진 / 정신세계원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귀거래사가 실린 책이 많다.
오류 선생 도연명이 "이제는 깨달아 바른 길을 찾았고, 지난 날의 벼슷살이가 그릇된 것이었음을 알았다."고 한 것을 난 제대로 가르치기가 참 어려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 사는 것은 맨날 뒹구는 이 네모난 세상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구나.
우리가 어린 시절, 오징어 달구지를 하면서 숱하게 죽었던 그 죽음처럼, 그 선을 넘어 갔다해서 죽어버리는 것은 아니구나.
"야, 너 죽었어."하다가도 한 친구가 오징어 <머리>로 가서 <만세>를 부르면 나머지 친구들은 모두 살아 있지 않았던가.
그 때, 오징어의 다리는 네모난 곳이었다. 네모날 방.
오징어 머리 위엔 둥근 하늘이 있었다. 천원지방.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
그 시절엔 금밟고 죽었다가도 둥근 하늘을 짚고는 소생할 수 있었는데...
세상의 욕심을 버리고, 아니면 좀 줄이고 자기만의 삶, 자유로운 삶을 택한 '특이한 사람들, 그래서 대단한 사람들'을 찾아나섰다. 이 책이 1권이고 2권도 있다.
공무원 생활을 접고, 정원을 가꾸기도 하고, 차의 달인이 되기도 한다. 역술로 천기를 살피기도 하고, 의술과 도를 아울러 살기도 한다. 나름대로 <한 세계>를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는 재미있기도 하다가, 너무 세상과 동떨어진 이야기, 좀 황탄한 이야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글들을 읽다 보니 정말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타고난 운명과 노력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운명이 50%? 70% 90% 99%?
운명이 전부는 아니더라도, 이미 정해진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이 있다면 알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리라.
요지는 자기를 잘 <아는 것>,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란다. <인생은 타고난 대로 사는 것이다.>
요즘엔 초등학교 졸업식에 개근상을 안 주는 데도 있다.
개근상은 근대화에 걸맞게 자본주의에 적응하는 제도라는 이유일 것이다.
아이들이 학교다니는 것 자체가 척박한 세상에 비참하게 적응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니 좀 서글퍼 지기도 한다.
우주 변화의 원리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
삶의 길, 도를 생각하는 일. 삶을 어떻게 걸어갈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일은 여하튼 가치로운 일이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