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1 - 민족의 형성과 민족 문화 살아있는 휴머니스트 교과서
전국역사교사모임 엮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1997년 고시된 제7 차 교육과정에는 국민공통기본 교육과정으로 10개 교과를 정해 두었다.
그 안에 국사는 없다. 사회 과목 안에 국사가 포함되어 있다.
난리를 치자, 국사를 분리한다고 했는데, 아무튼 아직도 국사는 없다.

무식하기로 유명짜한 국개의원들이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를 보고 눈이 뒤집어졌더랬다.
이런 빨갱이 책으로 애들을 가르쳐선 안된다고 발광을 했다.
교과서를 쓴 사람들은 다시 완전 오른쪽을 보고 교과서를 수정했다.
그래서 여러 종의 근현대사 교과서는 거의 비슷한 수준의 교과서다.

전국역사교사모임에서 한국사 교과서를 썼다.
역시 교사의 눈은 학생의 시선을 많이 맞추게 되는 모양이다.
보통 교과서에 <특정 본문과 상관 없음>의 사진을 많이 싣는 반면,
이 책에선 사진, 지도, 그림 들이 교과서 본문과 짝짜꿍이 맞아 떨어진다.

이 책을 처음 펴들었을 때,
<역사는 왜 배우나요?>하는 단원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이제 조금 나아진 책이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교과서는 검인정으로 허가받은 책은 아니다.
오죽하면 한홍구같은 역사학자도 <교과서 편찬>의 이전투구판에 들어서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 생각했을까.

한국 역사의 왜곡된 현장으로 가장 대표적인 사진이 <역사는 왜 배우나>의 마지막 장 배경이 된 사진이다.
조선 600년의 수도를 감싸안은 북한산 앞으로 조선총독부 건물이 보이고, 그 앞에 우뚝 선 이순신 장군, 그리고 한국을 돌봐주는 미대사관이 오른쪽에 들어섰고, 한국 문화의 보고 문화회관이 왼쪽에 섰다. 가운데 어정쩡하게 선 광화문은 이 복잡한 삼거리에서 갈 곳을 몰라 땀을 흘리는 형국이다.

수업 시간에 아이들을 가르쳐보지 않은 사람으로선 마음 쓰기 어려운 그림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걸리는 것이 한 가지 있었다.
<국사>가 더 옳을까? <한국사>란 용어가 더 적절할까?하는 생각.
국사는 지나친 국수주의적 용어고, 상대적 포용성이 약한 용어다.
그렇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국사가 <한국><대한민국>의 역사는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역사는 <우리 민족의 역사>라서, 두 권의 역사책 중 1권은 늘 고대사 중심인데... 왜 한국사지?

한국이 생긴 것은 60년 남짓이고, 그것도 국가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것이 아닌, 반토막의 분단국가의 호칭일 뿐이다. 한민족 7000만을 이야기할 때, 한국의 4000만과 북조선의 3000만이 있지 않은가 말이다.

분단이 주는 상처는 이렇게도 골이 깊다.
무엇 하나 상쾌하게 해결이 나지 않는 것인가.

마지막에 수록된 연표를 곰곰 보면서, 연표를 좀더 다음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1960 제5대 정부통령 선거 실시
1963 대통령 선거 실시해 박정희 당선
1981 전두환, 대통령에 당선
1988 노태우, 대통령에 당선, 제24회 서울 올림픽 경기 대회 개막
1992 김영삼, 14대 대통령에 당선
1997 김대중 정부 출범

대통령 이름만 모아 봐도, 누구는 제5대고, 누구는 14대고, 누구는 당선이고, 누구는 출범이다.
좀더 일관성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올림픽은 개막만 한 것 같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전두환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두 번이다. 80년에 한 번, 81년에 한 번.
그런데 노태우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87년이다. 취임을 88년에 했을 뿐.
사소한 것이라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더 좋은 책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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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홋! 2006-03-18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ㅅ' 지금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역사는 반드시 피해야 할 과목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국사는 서울대준비생용, 세계사는 양많고 표점이 안나오니 패스, 근현대사만 좀 하는 편인 듯 합니당.
개인적으로 중학교땐 참 재밌게 배웠던게 역사과목이었는데, 어째 고등학교 오니까 효율성 떨어지는 과목이 되어버리네요^^
대학만 가면 세계사 공부해야지-_-ㅋㅋㅋ 라고 1학년때 부터 생각해왔는데, 과연 할지는 모르겠습니다ㅋ

글샘 2006-03-18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는 참 재미있는 과목인데, 학교에서 재미를 뚝 떨구고 있지.
대학가서 열심히 읽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