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끝에서 - 어느 교사의 마지막 인생 수업
다비드 메나셰 지음, 허형은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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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렬하게 교단에서 학생들과 문학을 공부하며

삶의 교집합에서 의미를 찾던 젊은 교사가

어느 날, 뇌종양을 발견하게 되고,

결국 뇌수술을 받으며 화학 치료를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수업을 하던 중,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몸이 망가지고 나서,

아내와도 상태가 끝간 데까지 가게 되고,

페이스 북을 통해 제자들을 만나러 제자들이 사는 곳으로 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교사가 때로는 서로 상충하거나 취하기 매우 어려운 여러 자질들을

동시에 갖추고 있기를 바란다는 것이었다.(78)

 

학생들은 늘 이중적이다.

인간적인 선생님을 바라면서도,

완벽에 가까운 깔끔과 준비된 수업을 기다리기도 하니 말이다.

솔직한 선생님도,

소탈한 선생님도,

수업 대장 선생님도,

나름 장단점이 있게 마련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것은,

이 선생님이 아이들의 인생에 관심을 가져 주었던 것처럼,

자기 인생에도 관심을 더 가졌어야 하는데... 하는 것이었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충분히 중요한 직업이지만,

그 재미에 빠져 사노라면, 자칫 자신을 놓치기 쉬운 직업이기도 하다.

 

내가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내 일이었다.

학교에 있으면 아프지 않았다.

가르침에 열정을 쏟아붓는 시간만이 존재했다.(114)

 

열정은 삶의 에너지원이 되기도 하지만,

자칫 모든 스트레스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당신 미쳤어?

앞도 거의 못보고 잘 걷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여행을 다니겠다는 거야?

치료는 어쩌고?(147)

 

아내 폴라의 반응.

아내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받아들였더라면,

아내와 관계가 좀 더 나아졌을 수도 있지 않았으려나... 하는 아쉬움이 크다.

 

자신이 죽으리라는 걸 정말로 알았을 때,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기 시작했을 때,

그때서야 비로소 우리는 사는 법을 배운다.

삼키기 힘든 교훈이다.

이제야 겨우 사는 법을 배웠는데 곧 죽는다니.(148)

 

나는 여행중에 객사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오히려 여행중에 인생을 더 제대로 살았다.(263)

 

그런데,

아내 폴라는 어떻게 남았나...

 

미안해, 너무 늦었어.

자기한테 필요한 것을 채워줄 여력이 나는 안돼.

여행에서 돌아오면 따로 나가 살 곳을 찾아봐.(239)

 

삶은 한 면으로 이뤄진 그림이 아니다.

그 이면도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 딴판인 것이 삶의 세상이다.

 

그래서 삶은 어렵다.

 

죽음에 대해서,

그리고 가르친다는 일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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