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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박물학
다이앤 애커먼 지음, 백영미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감각이란 세계와 나 사이에 놓인 창이다.
나는 창을 통해 세계를 본다.
세계와 만남으로써,
세계와 나와의 관계를 인식함으로써,
나라는 존재에 가 닿는다.
초등학교 과학시간에 인간은 다섯 가지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배운다.
후각, 촉각, 미각, 청각, 시각...
중학교 들어가면 감각적 이미지에 대해 배우면서 다시 이 감각들을 배우고,
공감각적 이미지도 배운다. 이건 시험에 대따 많이 난다.
이 책은 제목처럼 감각에 대한 박물학적 향연을 베풀어 놓는다.
과학과 신화, 예술에 거친 다양한 관점에서의 <감각>론은 서양의 신화, 예술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낯선 면도 많다. 서양을 읽을 때, 이런 모습을 만나면 낯설기만 하다.
그들은 당연히 다 안다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을, 나는 전혀 모르는 것들이 있다.
어차피, 박물관에서 모든 것을 알려고 하는 것은 바보같은 일 아닐까?
내 나름대로 박물관을 감상했다.
예술이 나오면 내 마음대로 인식하고, 음악이나 미술 이야기가 나와도 내 맘대로...
이 책을 읽으면 내 몸의 감각들이 스멀스멀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보름 간에 걸쳐 순서도 없이 이쪽 저쪽 손이 가는대로 넘기면서 생각했던 것도 많고 그새 잊어버린 감각도 많다.
냄새보다 기억하기 쉬운 것은 없다... 향수의 미학, 후각.
가장 관능적인 감각, 먹는 일의 사회사... 죄악의 동의어, 미각.
아아, 비오고 쌀쌀하고 바람많이 부는 꿀꿀한 날, 핫쵸코 한 잔의 매력은 미각의 감정과 긴밀하다.
소음과 설렘의 사이, 빗소리, 커튼 휘날리는 소리, 새소리, 아기 옹알이... 청각.
아기 피부같이 보드라운, 외부 세계에서 우리를 보호해 줌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감각... 피부의 촉각.
보는 것이 믿는 것. 모든 지적 활동이 기대는 감각, 언어조차 시각화되는... 시각.
거울이 없다면 비극도 없을 것이라 누가 했던가.
오감이 인간의 모든 감각은 아니다.
Sixth sense가 존재한다.
어쩌면 이런 책을 읽을 수 있는 지성이란 것도, 하나의 초감각이 아닐까?
적외선이나 열, 전자기를 감지하거나 초저주파, 초음파, 진동 들을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동물들이 있듯이,
인간이란 두뇌에서 화학적 회로의 흐름에 따라 사고할 수 있는 대단한 감각을 가졌다.
이런 책을 구상하는 인문학적 토양이 부럽단 생각을 많이 하며 읽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