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을 지킨 사람들 - 교과서가 들려주지 않는
김형민 지음 / 다른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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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책을 만났다.

 

이 책에는 한국 현대사도 등장하고, 신라시대나 조선시대도 등장한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한결같이 '상식적인 양심'을 가진 사람들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이처럼 슬픈 속담이 다 있을까?

'낭중지추'는 행낭에 숨겨져 있어도 송곳처럼 튀어나오는 뛰어남을 칭찬하는 말인데,

뛰어남이 오히려 피해를 입는 비극적인 곳이 이 사회다.

 

조영래에게 조갑제가 쓴 조문은 명문이다.

조갑제같은 우익 인사도 친구의 위대함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나보다.

 

세상이 참 더럽고 험하다.

그렇지만, 작가의 다음 말에 수긍이 간다.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결국 바뀌는 건 없지 않느냐 한숨짓는다면...

세상은 아직 여기까지밖에 오지 못했지만,

그들 덕분에 여기까지라도 온 것...이라 말하겠다.

 

굽은 건 저들이고 곧은 건 저인데 도리어 도망간다면 장부가 아니지요.(24)

 

범죄앞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은 검군의 이야기는 가슴 서늘하다.

 

지혜롭되 비겁하지 않고

용감하되 무모하지 않을 것(56)

 

곽재우와 황진의 진주성 이야기는 슬픈 역사의 표상이다.

 

형평사 운동은 일제 관헌보다 평범한 조선 농민들이 더 이를 갈았다.

인간이란 때로 기묘하다.

차별받는 이들이 더 차별하며,

공격당해 본 사람들이 더 지독하게 공격한다.(95)

 

하늘에 천도는 있는가?

그 고귀한 사람들... 사기 열전에 등장한 백이 숙제가 그리 죽어갔으니,

세상에 '도'가 있는가?를 물은 사마천의 시대에서 요만큼도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나, 사마천이 기록한 이야기들처럼,

이 책의 이야기들은 '박정희'보다 '이승만'보다 더 위대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가슴이 뜨거워진다.

 

편지 속에 '돌베개'라는 말이 있거든 탈출한 줄 아시오.(120)

 

유명한 장준하의 편지다.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던 시대를 지나 다시 앞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통과하고 있다.

어둠 속에서 반짝, 빛나는 빛을 찾으려면,

양심의 금속성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영달을 위하여 꽃피우기를 서슴지 않던 비루한 자들에 비하면,

이육사처럼 <차라리 봄도 꽃피지 말아라>라고 하는 의기를 배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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