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붓다 - 사진과 그림으로 만나는
마이클 조든 지음, 전영택 옮김 / 궁리 / 200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양의 오랜 종교인 불교를 상징하는 불상과 불화 사진을 모은 책이다.

간간이 법구경 등에서 가려 뽑은 말들도 좋고, 간단하게 부처의 일생, 불교 예술의 특징들을 글로 적었는데,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아시아 각국의 부처상의 특징이 오롯이 담길 사진들이다.

인도 불상의 특징은 간다라 미술의 특징이 엿보이는 그리스식 불상이다. 힌두교에서 영향을 받은 관능적인 몸매의 관음보살상도 특징적이다.

스리랑카의 거대한 화강암으로 조각한 와불은 예술의 장엄함을 잘 보여주는 명작이었다.

아프간에선 탈레반 정권이 파괴하기 전의 진흙불이 안타까웠고, 미얀마의 금박들인 목조 와불은 여느 불상에서 느껴지는 장엄함보다는 인간미에 가까운 신성이 드러나 있어 인상깊다.

타이의 아유타야에서의 석불은 거대하게 늘어진 귓불에 패인 홈이 특이했고,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두르사원에 정좌하신 부처상에서는 인도네시아를 한번 가 봐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준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와 티벳 불교의 미술을 보면 불교 미술의 역사가 유구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역시 중국으로 건너온 불교는 거대화되고 중국화 된다. 쓰촨성의 러산 대불에서 내려다 보이는 장엄경은 종교를 떠나 인간 정신이 지향하는 숭고함을 생각하게 한다. 홍콩 란터우 섬의 좌상이나 저장성의 자연석에 새겨진 미륵보살상은 문화의 용광로로서의 중국인을 실감할 수 있다. 무엇이든 중국으로 가면 중국의 것이 되고 만다.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부처님 발바닥의 법륜에 손을 얹고 경건한 기도를 올리는 사리입은 여인의 모습을 내려다보는 부처님의 시선을 느낄 때, 역시 종교 예술은 종교의 시선으로 보아야 함을 알리는 책이다.

읽을 거리에 비해서는 볼 거리가 많았던 책이다. 긴 세월의 흐름을 따라, 숱한 사람들의 손끝을 거쳐 이룩된 불상들, 불화들에서 느낄 수 있는 숭고함과 종교미를 더듬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책.

옥에 티라면 23000원이란 가격이 좀 무겁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