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나무
한주미 지음 / 민들레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개개인 모두가 건강한 생각을 할 때, 건강한 공동체가 될 수 있다.
발도르프 학교는 아침부터 노래로 시작해서 율동으로 하루를 연다.
우리 학교는 아침부터 딱딱한 격식에 맞춘 지시사항을 듣고, 짜증을 내면서 아침 조회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발도르프 학교에 대한 공부를 통해서 내가 얻으려고 했던 유연함을 요즘 얼마나 잃고 있었던가를 반성해 보았다.
3년 전엔 용기를 내서 피아노를 배우러 다니기도 하지 않았던가.
방학 중, 보충수업 비는 시간을 이용해 혼자서 조용히 음악실에서 바이엘을 치기도 하지 않았던가.
음악을 틀어주는 것보다는, 직접 연주해 주는 것이,
그것도 손끝에서 오는 소리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는 연주를 통해 울리는 맛이 사람을 기른다.
요즘은 음악을 흥얼거리며 아침을 시작한 지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교육이란 이름으로 아침부터 아이들에게 체벌을 가한 일은 또 얼마나 많은지...

창의성 있는 교육 활동은 새로운 교구나 이론을 교실 안으로 들여오는 것에서 시작될 수 없다.
생명의 리듬을 일상에서 발견하고 체험하는 교사 자신에서 출발한다.
안정된 리듬 안에서 아이들도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다.
즐겁게 사는 교사라야 하나를 가르쳐도 올바로 가르칠 수 있다.

교사가 학부모 면담을 하면서, 아이가 처음 걸었을 때, 처음 말했을 때, 그런 관심을 쏟는 교사. 아름답다.
교사로서의 자기 계발. 이것을 절실하게 느끼지 못한다면 좋은 가르침을 줄 수 없다.
인사 정성껏 하기.
하늘 자주 바라 보기.
명상을 좀더 착실하게 하기.
공동체 성원으로 학교 일을 열심히 스스로 나서서 하기.
화 덜 내고 다른 사람 칭찬해 주기.
리듬 있는 생활하기.
내 건강을 내가 알아서 챙기기.
다른 사람 이야기를 정성껏 듣기.
바른 자세로 서 있고, 바르게 걷기.
하루를 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잘 믿지 못하는 습관.
듣지 않고서는 믿으려 하지 않는 습관.
자신을 바로 세우려고 배우기보다는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 후다닥 배워 치우는 습관.
이런 습관을 건강하게 바로 세우는 것이 발도르프 교사 교육의 근본이다.
우리 사범대나 교육대에서도 강조해야 할 바가 아닌가.
저자 한주미씨는 그래서 교대, 사대에서 생각해야 할 바를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나도 매일 생각해야 하는 문제다.

그래서, 사냥꾼처럼 일하지 말고, 농군처럼 일할 것.

학습에서의 <잠 이야기>는 깊이 생각할 일이다.
언어와 예술 교과목은 우리의 '몸'이 그것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날마다 되풀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어느 정도 사고의 힘을 필요호 하는 과목들은 배운 것을 '잠재우는 것'이 필요하다.
배운 것을 한참 동안 되풀이하지 않고 지내다가 다음 학년에 새로 시작하려면 곤란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 일리가 있다. 그것이 슈타이너 학교의 <에포크> 원리다. 집중의 원리.

그들의 교사회의 시작하는 시는 읽어둘 만하다.

한 사람 한 사람 영혼의 거울에
전체 공동체가 비추이고
그 공동체 속에
한 사람 한 사람의 덕이 살아있을 때
건강한 사회의 삶이 만들어진다.

이 책은 슈타이너 교육에 대한 본격적인 소개서는 아니다.
오히려 초창기에 우리나라에 슈타이너 교육을 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사연들이 실감나는 책이다.
영국의 발도르프 학교인 에머슨 학교에서 슈타이너 교육을 받은 경험을 잘 적었다.

가르치면서 늘 가르치는 데 대해 생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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