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지막 본 별
나카 칸스케 지음 / 세시 / 1999년 7월
평점 :
절판


번역은 또 하나의 창작이다.
번역을 통해서 원작자의 문체가 살아나고,
잘된 번역은 원작자의 작품을 함께 호흡하도록 도와주어,
번역의 또 하나의 창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번역이 창작일 수는 없는 법.

번역이 허접하면, 작품의 원래 가치가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이 책에선 잘 보여준다.

일본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도 없는 이가 번역을 맡다 보니, 그런 일이 생길 수 있겠지만,
한글 맞춤법에 대한 기본적인 교양도 없이 번역을 하고 책을 내는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일본의 나카 칸스케가 쓴 성장소설이다.
어린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나약하고 허약한 심신을 가진 어린이가 자라나는 나날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나도 어린 시절, 가난과 잦은 이사가 이유였는지는 몰라도, 몹시도 심약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작가가 어린 시절 바라보았던 세계는, 어쩌면 내가 느꼈던 그것이 아닐까 착각할 정도였다.

중간 중간 맞춤법이 틀린 곳을 집어 내기엔 너무도 중요하지 않은 책이긴 하지만,
일본 여자 아이들에게 그토록 중요한 명절인 히나 마쓰리(3월 3일에 여자 아이들이 제단에 히나 인형을 장식하는 큰 명절)도 모르고 계속 병아리를 놓아 둔다든지 헛소리를 하는 통에, 서울 안 가본 사람이 남대문에 대해서 우기다가 이긴다는 말이 떠오를 지경이다.

하긴 인터넷도 없던 시절, 공부를 통해 이 정도 번역이 된 것도 옮긴이에 있어서는 큰 업적일는지 몰라도, 책 내기가 쉬워진 요즈음, 감수도 받지 않은 이런 책을 보면, 아쉽기 짝이 없다.
아마 인터넷이 있었다면, 저자가 '히나 마쓰리'를 찾아보지 않았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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