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해는 뜨지만, 우리는 세계를 분절적으로 인식한다. 원숭이해가 밝았다. 누구나 새해를 맞으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지만, 난 그런 거, 남들이 다 하는 거, 이런 걸 싫어한다. 남들이 다 한다면 왠지 시들해 보여서 재미가 안 난다. 내 혼자 몰두하는 걸 즐기는 편이라고나 할까.

올해는 하고 싶은 게 많다.

우선, 건강을 준비해야겠다. 자동차는 2년을 쓰고 나면 부품 교환할 것이 자꾸 나오듯이, 사람 몸도 몇십 년 쓰고 나면 교환하고픈 부속이 있게 마련이다. 좀 오래 쓰려면 아껴쓰는 습관, 좋은 습관을 들여야지 한다.

그리고, 사랑을 배우고 싶다. 열정적으로 사람을 만나고 지치지 말고. 아이들에게도, 가족에게도 사랑할 때 사랑한단 말 해 줄 수 있고 싶다.

그리고, 나 자신을 찾는 여행을 깊게 하고 싶다. 일단은 사소한 논문 하나 마무리 하고는, 깊은 독서와 사색을 통해서 나를 찾고 싶다. 나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늘 깨어있어야 하리라. 쉬는 것과 깨어있는 것은 같이갈 수 있는 가치다. 구별하고 분별하면서 쉴 수는 없어도.

새해를 맞으며 별다른 감흥은 없지만, 늘 그렇듯이, 늘 새롭고 싶다. 고3 담임 한답시고 모든 걸 포기하는 게 아니라, 고3 담임을 함으로써 모든 걸 껴안을 수 있는 넉넉함과 여유로움을 허허롭게 받아들이고 싶다. 매일매일이 새로우므로, 새해가 내겐 의미가 없도록 밝게 살아야지... 한다.

날마다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날마다 나를 비우고, 날마다 나를 채우리라. 모든 것을 버리고, 모든 것을 채우다보면, 또 한해 저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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