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은 고전 읽기 - "고전 읽어 주는 남자" 명로진의
명로진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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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책을 읽지 않고 사는 사람들도 많다.

그저 삼국지를 몇 번 읽고, 삼국지를 ~번 읽지 않은 사람들과는 말도 섞지 마라~는 등의 헛소리를 한다.

예전부터 어른들은 책읽으란 말을 습관처럼 내뱉었다.

막상, 좋은 책이 뭔지도 몰랐던 사람들이...

 

그런데, ebs에 기가 막힌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매일 오후 4시 '고전읽기'를 모토로,

온갖 고전을 일주일에 5차례,

읽어주고 풀어주면서 재미나게 들려주는 프로그램이 생긴 것이다.

다만, 그 프로그램은 세월호 사건 이후 몇 달 뒤 폐지가 되고 말았다.

 

그들은 독립운동하는 심정으로 팟캐스트에 방송을 올린다.

그 방송은 이 책보다도 훨씬 재미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방송을 들으면서 출퇴근하는 길이 짧아서 아쉬울 지경이다.

집에 가서도 혼자 한참을 더 듣기도 한다.

 

방송은 작가의 몫이 크다.

이 책은 명로진 혼자만의 책이라기보다는 김희영 작가와 함께했던 시간들의 몫이리라.

 

맹자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왕께서 군대를 일으켜 병사와 신하를 위태롭게 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과 원한을 맺는 것은 무엇때문입니까?

왕께서 원하는 것은 중국의 중심에 자리 잡고 사방의 이민족을 제압하려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힘을 쓰는 방식으로 천하를 다스리려 하는 것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72)

 

연목구어의 고사가 나온 양혜왕편이다.

엊그제 서울에서 온통 난리가 났다.

바로 힘을 쓰는 방식으로 천하를 다스리려한 연목구어의 추종자들 때문이다.

 

일리아스나 오디세이아를 읽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고전읽기 방송을 먼저 듣고 읽어야 할 일이다.

 

또 열국지나 사기 등을 읽을 때에도 방송을 먼저 들으면 큰 도움이 된다.

 

 

간혹, 그리스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는 실망스럽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런 것은 작가의 글보다 '동성애'를 바라보는 편견의 탓이 큰 듯 싶다. 남성간의 '우애'나 '동지애', '우정' 등으로 보거나 전장에서의 '전우애' 등으로 본다면 낫지 않을까?

 

그리고 이 책에서는 다루지 않지만, 방송의 삼국유사에서 원효의 시를 일연이 폄하한 그대로 여성의 거시기로 해석한 것은 아쉬움이 있었다. 김선우의 '발원'에서 쓴 강신주의 설명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틀린 한자...

82. 유향의 전국책... 유향의 한자는 乳香(으~~ 젖향기)이 아니라 劉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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