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 - 사람은 어떻게 자유로워지나
문화영 지음 / 수선재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어디서 난 책인지 우리 집 서가에 한 일년 얹혀 있었다. 그 동안 명상 서적, 요가나 선과 관련된 책들을 많이 빌려다 읽었건만, 막상 손만 뻗으면 될 이 책에 눈길을 안 둔 것은 나도 모를 일이다.

오랫동안 집을 비워두고 돌아와 욕조에 몸을 담그고 읽을 책을 찾다가 이 책을 들고 욕탕으로 들어갔는데...

제목 <무심>에 비해선 격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었다.
사람은 어떻게 자유로워지나... 하는 부제를 달았는데, 이 글을 풀고있는 저자는 도무지 '한 생각' 얻었다고 볼 수도 없었고(수준 낮은 나의 판단이지만), 사람들에게 뭔가를 자꾸 가르치려 하고 있었다.

내가 읽었던 몇 권 안 되는 명상 서적들은 한결같이 느껴지는 것이 있다.
이 책을 내가 골라 읽은 것이 아니라, 이 책이 내게로 왔다는 느낌.
그리고, 그 글을 쓴 사람은 책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는 사실.

감명 깊은 명상 서적들은 우주의 진리에 대해, 하느님의 목소리에 대해 우리에게 일깨움을 주는 것이었다.
물론 이 책도 여느 명상 서적들과 유사한 부분도 적지 않다.
그리고 명상이 별 것인가. 마음 비우는 것. 무심해 지는 것이 소중하단 것 깨달으면 명상이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아직도 욕심이 많구나... 이런 느낌이 계속 든다.
명상 관련 서적들을 줄줄이 엮어낸 노력을 크게 사 줄수도 있지만, 그런 것이 욕심일 수도 있다.
틱 낫한 스님도 책을 참 많이 만들지만, 그 분의 글에선 욕심이 한 점도 묻어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 글에선 왠지 세속의 인간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틱 낫한 스님도 플럼 빌리지란 명상 센터를 운영하시고, 이 글의 저자도 명상 센터를 운영한다.
그런데 왜 이 저자의 글에선 장사꾼 냄새를 맡게 되는 것일까?
틱 낫한 스님의 글에선 가진 것 없는 백성들의 시선이 느껴지는 반면,
왜 이 글의 명상은 가진 자들의 명상이란 느낌이 자꾸 드는 것인지...
좀 미안하긴 하지만, 이 글의 저자는 명상 센터보담은 글에서 드러낸대로 <카페 마담>이 더 어울릴 성 싶다.

별로 유명하지도 않은 작가의 글을 읽고 이런 글을 쓰기가 뭣하지만,
책을 읽은 느낌을 상세하게 적어서 이 책을 살지 말지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기 위함이라고 자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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