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요! 우리 집에 속 썩이는 아이가 있는데요
안향림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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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없는 아이는 하나도 없다는 말이 있다.
문제 없는 어른도 하나도 없을 것이다.

불교의 네 가지 고통의 첫 번째는 생(生)인데, 이것은 태어나는 것이라기 보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자체, 사는 것, 살아 있다는 것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홀로 살아가지 않고, 더군다나 부모와 자식의 사이에서는 끈적한 유대감을 필수로 한다.
그렇지만 사회, 특히 현대 한국 사회의 가족 관계는 상당히 뒤틀려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공부, 공부'를 외친다.
예전 부모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80년대까지만 해도 먹고 살기 급급해서 애들은 형제들끼리, 친구들끼리 그저 자라는 건 줄 알았다.
90년대 이후, 80년대의 호황을 타고 경제 성장이 이뤄지자 자기 자식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많이 쏟게 되었고, 부모의 과잉보호가 사회 문제가 되게 되었다.
형제도 적은 아이들은 드디어 '신경정신과적' 환자로 분류되게 된 것이다.

70년대 모든 학생들도 환자였다. 애국주의적 환자, 군국주의적 환자, 반일감정과잉적 환자, 그리고 가장 심한 레드 컴플렉스 환자...
그렇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못사는 나라였기 때문에 나의 가정 환경 같은 것은 불평의 소지가 없었다.
농촌에서는 도시로 나오면 저임금과 중노동에 시달리면서도 먹고 살 수는 있게 되었다.

80년대 이후 아이들은 부모의 과잉 기대와 성적에 대한 부담감으로 자살에 이르기까지 하는 둥, 이전 시대에 비해 훨씬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로 가는 듯 하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소재는 충분히 학부모들에게 어필할 만 한 것이다.
부모의 한을 자녀를 통해 풀려고 하는 현실,
자녀와의 스킨십의 중요성...
그런데, 글들이 지나치게 짤막짤막하고, 무얼 전달하려는 것인지 초점맞추기가 어렵다.

그 이유는 저자의 약력을 보면 알 수 있다.
충분한 상담 경험을 가지지 못한 저자가 자기 주변의 막연한 이야기들을 주워모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의학은 더이상 전문가들만의 학문은 아니다.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정신과적 상담에 접근할 수 있는 글들이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나왔으면 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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