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북
이산하 지음 / 양철북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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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이산하의 자전 성장 소설이다.

양철북으로 등장하는 소년은,

빽구두 스님을 따라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닌다.

 

여울을 가만히 보면 가장 격렬하게 소용돌이칠 때가 햇빛이 가장 찬란하게 빛났지.

너무 찬란해서 눈이 부실 정도였네.

문득 햇빛이 부서지는 그 찬란한 순간이 바로 백척간두에서 한 발 내딛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지.(161)

 

그의 삶은 참 고단했다.

'한라산' 필화사건에 얽힌 그는,

지금 정권에서 떠받드는 미국과 이승만의 아킬레스건인 4.3을 정면으로 조준했다.

 

미군 지휘하의 군경토벌대와 서북청년단의 양민 학살...

전체인구의 30%가 죽은,

한마디로 한국판 아우슈비츠였다.(244)

 

그에게 '한라산'이 여울이었나보다.

 

오스카가 와 성장을 멈추고 난쟁이가 되어버렸십니까?

아, 그거야... 잔인한 나치 세상에 대한 저항 정신 아니겠나.

자라서 어른이 돼봐야 학살자나 동조자로 변할 테고...

그라머 양철북은 와 자꾸 두드립니꺼?

그런 세상에 침묵하고 방관하는 자들의 의식을 두드리는 영혼의 북소리 아니겠나.

니가 집에 도착할 때쯤이면 그북이 데미안의 알 같은 존재라는 것도 스스로 깨닫게 될 기다.

그라고 오스카처럼 눈알에 힘으 한번 팍 주면 교실 유리창도 와장창 박살날기다.

앞으로 넌 펜으로 힘껏 북을 쳐라. 양철북.(228)

 

삶이란

난쟁이가 되어 멈추어

양철북을 두드리며 유리창 깨지도록 소리도 내질러 보고 싶은 것이다.

그렇지만, 난쟁이일 따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양철북이 되어버리기 십상인 게 또 세상이다.

 

세상과 삶 사이에서,

어떤 것이 나의 삶이 되도록 할 것인지,

생각하면서 살 일이다.

 

이 책은 내용의 진지함에 비하면,

형식이 무척이나 재미있다.

 

불교적 화두와 문학적 상징이 엇박을 치면서

엇박에서 느껴지는 행간의 짜릿한 재미가 그득하다.

 

역시, 양철북 출판사다.

한국 근대사에 관심이 있거나,

도~(불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ㅋ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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