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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당 김시습
이문구 지음 / 문이당 / 200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김시습... 하면 떠오르는 것?
금오신화(누가 국어 선생 아니랄까봐...) - 이생규장전(수능에도 났던), 만복사저포기...
생육신의 한 사람.
김시습(金時習:1435~95)·원호(元昊)·이맹전(李孟專)·조려(趙旅:1420~89)·성담수(成聃壽)·남효온(南孝溫:1454~92)이 살았지만 '숙주나물 신숙주'처럼 관직에 나가지 않은 여섯 사람.
기인... 뭐, 그런 것.
그래서, 그의 기행(奇行)을 한번은 읽어 보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이문구의 글로 쓰인 소설이 있었다니... 하고 낼름 주워오긴 했는데...
이 소설에서 이문구가 그리려 했던 것은, 김시습의 기행이 아니었다.
김시습의 마음 아픈 상황을 돌아보면서, 그가 남긴 숱한 시편들에 살아 남은 추회를 글로나마 엮어봄으로써, 김시습의 심회를 풀어 내려 했던 것 같다.
역사를 소재로 담은 많은 소설들이 적절한 허구와 함께 생생한 재미를 줄 수도 있음을 상상한 나로서는,
김시습의 시편들과 지루할 만큼 열거된 당시의 인물평은 글을 읽으면서도 이야기에 푹 빠져들기 어렵게 했다.
지금 생각하면, 도대체 무얼 읽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맛갈진 우리 말을 구성지게 엮어 내며, 관촌 수필과 우리 동네에서 그가 묘사해 낸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상상했던 예측은 여지없이 무너져 버린 소설.
그래도 나는 이문구가 좋다.
뭔가 쾨쾨한 흙집 내음새가 풍기는 고풍스런 취향이고,
다소 완고하고 꼬장꼬장한 옛날 사람 같은 맛이지만,
거기 담긴 한국적인 정취가 한국 문학을 가장 세계적이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능을 마친 아이들에게, 맥도날드와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를 제일 좋아하는 젊은이들에게,
김치 버거를 물릴 것이 아니라, 이문구를 들이밀어 봄은 어떨는지...